[사이언스올] 방적기로 산업혁명을 일구다, 리처드 아크라이트 송성수  (Homepage) 2012-04-16(월) 21:41:21, 4425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웹사이트(www.scienceall.com)에 2012년 4월 12일자로 실린 글입니다. http://www.scienceall.com/contents/contents.sca?todo=contentsview&bbsid=816&pageno=1&articleid=291540&searchKind=T&searchKeyword=&pagesize=10 방적기로 산업혁명을 일구다, 리처드 아크라이트 인류의 문명은 세 차례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변화를 토플러(Alvin Toffler, 1928년~)는 제1물결, 제2물결, 제3물결로, 벨(Daniel Bell, 1919년~2011년)은 농업사회, 산업사회, 탈(脫)산업사회로 개념화했다. 여기서 제2물결 혹은 산업사회로의 진입을 촉발한 역사적 계기가 “산업혁명”이며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은 바로 면공업이었다. 면공업에서의 기술혁신, 방직기와 방적기의 등장 산업혁명이란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중엽에 이르는 약 100년 동안 영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기술적, 조직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기술적으로는 도구가 기계로 본격적으로 대체됐고 조직적으로는 기존의 가내수공업 대신 공장제도가 정착됐다. 경제적으로는 국내 시장과 해외 식민지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자본축적이 이뤄졌으며 사회적으로는 산업자본가와 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계급 사회가 형성됐다.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자본주의의 발전에 필요한 토대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산업혁명의 주역은 면공업이었다. 면공업의 주요 공정은 목화에서 추출한 애벌 실로 방사를 만드는 방적 부문과 방사를 짜서 직물을 만드는 방직 부문으로 구분된다. 면공업의 기술혁신은 1733년 케이(John Kay, 1704년~1764년)가 자동 북(flying shuttle)이라는 방직기를 발명하면서 시작됐다. 케이가 발명한 자동 북 덕분에 방직 부문의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방적 부문이 방직에 필요한 물량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방적기가 발명됐다. 여기에 1765년 하그리브스(James Hargreaves, 1702년~1778년)가 발명한 제니(jenny) 방적기, 1769년 아크라이트(Richard Arkwright, 1732년~1792년)가 개발한 수력 방적기(water frame), 1779년 크롬프턴(Samuel Crompton, 1753년~1827년)이 발명한 뮬(mule) 방적기가 포함된다. 아크라이트, 수력 방적기를 개발하다 아크라이트는 당시 일반적인 기술자와는 달리 발명을 사업으로 승화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1732년 영국 랭커셔 지역의 프레스톤에서 태어나 이발과 가발에 대해 배운 후 1740년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이발사로 활동하며 손님이 없을 때는 가발을 만들어 팔았고 이후 처녀들의 모발을 사서 가발사에게 판매하는 모발 중개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1760년 기술공업장려협회(Society for the Encouragement of Arts and Manufactures)에서 효율적인 방적기를 개발한 사람에게 50파운드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케이는 하이스(Thoams Highs)와 공동으로 새로운 방적기를 구상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자금이 부족했다. 아크라이트는 이 사실을 알아챈 뒤 케이를 고용해 하이스와 구상 중이었던 방적기를 만들라고 요청했다. 아크라이트는 경제력을 이용해 방적기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아크라이트는 케이의 도움으로 1768년 수력 방적기라는 새로운 기계를 개발했다. 수력 방적기는 하나의 바퀴가 4쌍의 롤러를 작동시키고 실이 롤러를 통과하면서 방추에 감기는 구조로 돼있었다. 뒤에 있는 롤러를 앞에 있는 롤러보다 더 빨리 돌려 실을 잣기 전에 충분히 팽팽하게 당길 수 있었다. 더구나 아크라이트의 방적기는 수력을 사용해 제니 방적기보다 더욱 빠르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사실상 제니 방적기는 가내 수공업에만 주로 사용된 반면 수력 방적기는 공장제도가 확산되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후 1769년 아크라이트는 수력 방적기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1771년 아크라이트는 더웬트 강을 끼고 있는 더비셔 지역의 크롬포드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크롬포드 공장에서는 수력 방적기를 비롯한 근대적 기계 시스템을 이용한 덕분에 양질의 방적사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아크라이트의 사업은 더욱 번창해 1776년에는 크롬포드에 7층 높이의 두 번째 공장을 지었고 1782년에는 종업원 수가 5천 명에 이르렀다. 이후 크롬포드 공장은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간주됐고 2001년 유네스코에서는 더웬트 계곡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산업혁명 시기, 면공업의 성장을 이끈 방적기와 방직기 1783년 이후 아크라이트의 특허가 도마에 올랐다. 이전에도 그에게는 “다른 사람의 발명품을 가로챘다.”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었다. 결국 1785년 아크라이트의 특허는 무효 판결을 받았다. 당시 특허 재판에서 케이가 “아크라이트가 방적기 개발에 지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다.”라고 증언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미 수력 방적기로 많은 돈을 번 아크라이트에게 특허의 무효 판결은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아크라이트는 50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길 정도로 부자였으며 1786년에는 영국의 번영에 이바지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달리 생각해보면 아크라이트에게 발명의 독창성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공헌은 기술의 변혁기에 여기저기 널린 발명을 하나의 기계로 통합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혁명의 시기에 면공업은 연평균 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영국은 면화를 재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면 수입에 대한 통계를 보면 면공업의 발전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원면 수입은 1700년대 초 500톤에 불과했지만 1770년대는 2,500톤, 1800년에는 25,000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방적기와 방직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됐던 1770년대 이후 면공업이 크게 발전했던 것이다. 면공업의 발전은 다른 산업과 기술의 발전에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방적기와 방직기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집단이 생겨났고 이는 기계공업의 성장을 촉진했다. 또한 우수한 면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표백제와 염료가 요구됐고 이는 화학공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용어 풀이 사전> - 애벌 :  같은 일을 여러 차례 거듭해야 할 때 맨 처음 대강 해낸 차례 - 방사(紡絲) : 섬유를 만들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을 녹여서 가는 구멍을 통해 실을 뽑아내는 일 - 방추(紡錘) : 실에 꼬임을 주면서 목관 등에 감는 데 필요한 강철제의 작은 축 [교육과정] 초등학교 5학년 실과, 바늘과 실로 용품 만들기 초등학교 6학년 실과, 재봉틀로 용품 만들기 [교육팁] 누에나방의 유충인 누에는 알에서 깨어나 20일이 지난 후 번데기가 되기 전 실을 토해 몸 주변에 고치를 만든다. 누에고치에서 나오는 실이 명주실이며 누에고치 1개에서 나오는 실의 양은 약 1,200~1,500m정도이다. 간단하게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보자. - 준비물 : 누에고치, 핫플레이트, 비커, 얼레(연날리기 할 때 쓰는 기구) 먼저 누에고치를 구입하거나 누에를 길러 얻는다. 누에고치를 비커에 넣고 끓이면 고치에서 끈적끈적한 실이 풀어진다. 이 때 실 한 가닥을 뽑아 조심스럽게 얼레에 감은 후 계속 얼레를 돌리며 실을 뽑아낸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실제로 바느질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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