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패 송길원  (Homepage) 2018-11-24(토) 06:47:01, 10552

이전에 집을 가지면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집에 문패를 다는 일이었다. 나는 집을 갖기도 전에 문패를 만들어 놓고 거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문패를 걸고 난 날 부터 나는 집에만 들어서면 그것을 한 없이 쳐다보곤 했다. 내 이름 석자가 나를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아파트 문화로 바뀌면서는 그 문패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다. 대부분 교패나 장식물로 가득차게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들에게는 카톡이 집이 되었고 그 집에는 이름 대신 별명이 그리고 멋진 사진과 함께 온갖 아포리즘으로 나부낀다. 요 며칠 사이 이름을 찾다가 멋진 글들을 보았다. 노력한 사람이 모두 성공할 순 없지만 성공한 사람은 모두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게으른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골목 길을 걸으며 여러 형태의 문패를 살피던 내가 요즘은 아포리즘을 찾아 기웃거린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의 철학을 묵상한다. 새로 생긴 습관이다. 나만의 마음 산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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