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송길원  (Homepage) 2018-03-08(목) 06:44:17, 9757

나는 내 모교, 고신대학을 졸업한지 38년 만에 졸업식장에 섰다. 축사 를 맡아서다. 스티브 잡스의 스텐포드대학의 졸업식 축사나 빌 게이츠의 카네기멜론대의 연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축사의 격을 높였다는 찬사는 받았다. 다음은 축사 전문이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계란, 설까요? 섭니다. 깨뜨려 세우는 콜럼버스의 계란이 아닙니다. 실제로 섭니다. 12시간에 429갠가를 세운 세계기록도 있습니다. 저는 양평에 계란교회를 세울 계획을 가졌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한 지인의 헌금 약속을 믿고 시작된 공사였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부도가 났습니다. 뉴욕에서 제작되어 평택 항에 입항한 건축자재는 폐기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업자들은 돈을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우울증이 저를 덮쳤습니다. 밤마다 자살 충동으로 괴로워했습니다. 그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계란을 세우기에 앞서 내가 먼저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배웠습니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나를 걸려 넘어지게 한 돌부리를 원망하기보다 그 돌을 주워 성곽을 쌓는 것’이라고. 그 돌들을 쌓고 쌓아 세워진 것이 지금의 가족테마파크, W-스토리입니다. 저는 압니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고난보다 더 오래 살았습니다. 욥이 고난의 뒤안길에서 서성이는 우리에게 속삭여 줍니다. ‘희망은 고난보다 장수한다’고. 저는 압니다. 시련과 좌절과 한숨이 나의 희망보다 먼저 사망할 것입니다. 기쁨은 언제나 슬픔보다 더 오래 삽니다. 르네상스를 여는 단초를 제공했던 신곡, 단테는 지옥 편에서 말합니다. “이곳에 들어서는 자, 희망을 포기하라.”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지옥입니다. 현재 우리사회는 희망을 잃은 사회입니다. 교통지옥, 입시지옥, 취업지옥, 창업지옥, 인구절벽에 결혼빙하기가 찾아왔습니다. 행복해야 할 결혼마저 ‘결혼지옥’이 되었습니다. 청년들이 견디다 못해 ‘헬조선’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좌절의 곡(哭)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저는 소망합니다. 딱 절망해야 할 만큼만 절망하고 그 나머지만큼만 소리 내 노래할 수 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기에 내 인생에 어떤 폭풍우가 휘몰아쳐도 폭풍의 한 가운데서 춤출 수 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희망 없는 세상을 탓하고 원망하기에 앞서 내가 희망의 불씨가 되어 세상을 불 밝힐 수 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 등수의 노예가 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메마른 사막에선 ‘누구나’ 생명수를 얻기 위해 오아시스를 찾습니다. 하지만 혼탁한 세상에선 ‘누군가만’ 생명의 말씀을 얻기 위해 광야로 나섭니다. 그 ‘누군가’가 바로 여러분이기를 저는 소망합니다. 열방이 제대로 걷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무릎을 꿇어야 하듯 여러분이 가장 먼저 무릎을 꿇는 사람이 되기를 저는 고백할 수 있습니다. 절망은 성공하는 법이 없습니다. 희망은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희망이 세상을 바꿉니다. 절망에게 소리치십시오. “누군가 꽃을 꺾어 갈 수는 있다. 하지만 봄을 빼앗아갈 수는 없다. 네가 나를 흔들고 꺾을 수 있다. 건강, 돈, 목표... 상처입을 것이다. 그러나 내 희망만큼은 절대 빼앗아 가지 못한다.” 오늘 졸업식에 참석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희망의 불꽃이 되어 주십시오.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키듯이 나로부터 시작된 작은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여러분이 제 2의 루터와 칼뱅이 되고 여러분이 장기려박사와 나이팅게일의 뒤를 이어 간호천사가 되십시오. 여러분이 국제 콩쿠르의 주인공이 되고 여러분이 머무는 곳이 희망의 광장이 되게 하십시오. 여러분의 희망이 희망의 세상입니다.<고신대학,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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