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아버지로 살며... 송길원  (Homepage) 2015-08-26(수) 07:59:22, 2919

요 며칠사이 가까운 지인들의 가정이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하며 새삼 삶과 죽음의 문제를 또 다시 깊이 성찰했습니다. 한 분은 저희 집에 오셔서 맛있는 식사를 한지 엊그제 같은데.... 그게 마지막 본 모습이 될 줄 저희도 몰랐습니다. 문득, 지금의 식사와 대화가 지구상에서 마지막 대화이고 식탁이라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를 물었습니다. 그 분이 내 부모님이라 한다면 난, 어떤 작별인사를 할까를 되물었습니다. 가까이 지낸 류응렬목사(워싱턴중앙장로 교회 담임)가 장례식장에서 읽었던 편지를 보내 왔습니다. 아버지 천국에서 뵙겠습니다. 제가 참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는 땅 위에서 주어진 아흔의 삶을 마치고 자비하신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고난과 아픔으로 얼룩진 날들이라 해도 아버지와 함께한 모든 삶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위대한 축복입니다. 아버지를 통해 세상을 알게 되고 논과 밭에서 땀 흘려 일하고 함께 웃음 지으며 즐거이 노래하며 아버지와 지낸 모든 날들이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인생의 눈물을 닦았습니다. 아버지의 희생에 인내를 배웠습니다. 아버지의 자상한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믿음에 천국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속 깊이 아려오는 아픔 그칠 줄 모른다 해도 이제 땅 위의 수고를 다 마치고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환하게 웃고 계실 아버지를 바라보며 하늘의 아버지께 고백합니다. 아버지와의 고결했던 모든 날들을 아들로 누리게 축복하셔서 감사합니다. 오늘까지 이 분을 제 아버지로 허락하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모하는 주님 앞에 서는 날 아버지를 다시 만나 주 은혜 소리 높여 찬양할 그 날까지 저는 아버지의 아들로 살겠습니다.                                         아들 류응렬 오늘 아침도 옷깃을 여미며 제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내 아들의 어떤 아버지일까?”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고독과 외로움 사이에서
다음글 :	아내가 나를 쪽(?) 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