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토종 헹가래 세리머니 송길원  (Homepage) 2014-08-29(금) 07:57:37, 4034

<대한제국 말의 풍속화가인 기산(箕山) 김준근은 1886년 고종의 초청으로 내한한 제독 슈펠트의 딸에게 한국 민속과 풍속을 그려 주었다. 1889~1890년 사이에 선교사 게일을 따라 원산에 가서 한역 <천로역정>의 삽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하이패밀리의 슬로건이 ‘행가래’(幸家來)다. ‘행복한 가정의 내일로!’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세상 모든 사람을 헹가래쳐 주고 싶어 하는 의지를 담아냈다. 세미나가 마치면 하이패밀리는 어김없이 독특한 세리머니로 마무리를 한다. ‘행가래’다.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도 행가래쳐 주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 스포츠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일인 줄 알았다가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된데서 오는 쾌감이 컸던 모양이다. 여기에 노래까지 함께 불러 축하를 해 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일 것인가? “달보다 더 높이, 해보다 더 밝게 당신의 꿈을 위하여 행가래!! 행가래 (행) 행! 행가래 (가) 가!! 행가래 (래) 래!!! 행~가~래!” 그동안 이 행가래의 시초가 스포츠가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작된 tossing(toss-던지다)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하늘을 향한’것보다 ‘하늘로부터’에 그 의미를 둔다. 그러니까 골프에서 한국 여제(女帝)들이 축하받을 때 맥주를 들이붓거나 샴페인을 터뜨리는 따위다.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아이스 버킷’도 같은 맥락이다. 농사를 지었던 우리 선조들은 가래질을 했다. 가래는 생나무를 자루와 몸이 하나가 되도록 깎고 둥글넓적한 몸 끝에 말굽 쇠 모양의 쇠날을 끼운 농기구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가볍게 처리될 일을 공연히 키워서 고생을 한다는 의미다. 가래질은 한 사람이 자루를 잡고(장부잡이) 흙을 떠서 밀면 양쪽에서 두 사람이 그 줄을 당겨(줄꾼) 흙을 던지게 된다. 혼자서 보다 여럿이서 하는데 그 특징이 있다. 협동정신을 나타낸다. 남자 셋이면 무려 남자 세 사람이 하루 6백여 평의 진흙 밭을 고를 수 있었다. 포클레인보다 더한 영농의 과학정신이 담겨있다. 가래질은 작업의 난이도에 따라 줄꾼 두 사람과 자루잡이 한 사람 등 모두 세 사람이 하는 ‘세손목 한카래’가 기본이다. ‘일곱목 한카래’는 장부잡이 한 사람과 줄꾼 여섯 사람 등 모두 일곱 사람이 하는 것을 이른다. ‘열목 카래’도 있다. 작업의 핵심은 ‘팽팽한 줄’이다. 힘의 집중과 균형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줄이 느슨해지면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세 사람의 역할분담과 함께 주어지는 혼연일체의 정신이 답이다. 따라서 가래로 흙을 파기 전에 가래질을 하는 사람들끼리 손이 잘 맞나 안 맞나를 미리 맞춰보는 것을 헹가래를 친다고 한다. 박자가 틀리면 균형이 깨지면서 헛손질이 되기 쉽다. 일종의 워밍업이다. 기쁜 일이 있거나 승리를 축하할 때, 사람을 번쩍 들어 하늘에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모습이 마치 가래질하는 헹가래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게 된 것이 오늘의 헹가래가 된 셈이다. ‘이 헹가래로 세상의 모든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을까?’ 더구나 싸이 열풍처럼 ‘헹가래를 지구촌의 축하 세리머니로 바꾸어 놓을 수는 없을까?’ 자다가도 나를 헹가래 치는 꿈에 빙그레 웃는다. 꿈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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