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임병장 사건 송길원  (Homepage) 2014-07-08(화) 09:51:57, 3604

미국 교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단골메뉴는 세월호와 임병장 사건이었습니다. 의외로 그들은 세월호 보다 임병장 사건을 더 크게 보는 듯 합니다. 문화적 차이일 수도 있고 사고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이 사건에 대해 쓴 글입니다. 분명히 말하건대 그는 희생자다. 죽은 자도 희생자다. 모두가 희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화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희생자들이다. 왜냐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병신 취급하는 문화...그런 문화가 문명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내 아들도 임병장과 동갑이다. 학습장애자인 아들에게 구타와 집단다돌림, 교사의 방관... 그래서 아들이 중학교 졸업하자마자 미국 이민 와서 직업을 전향해서 나는 정신과 공부를 시작했다. 그가 한국에 있었다면...어찌 군대에서 살남았을까.... 아찔하다..... 흠... 이문제는 간단하다 한국은 몸뚱이만 정상이면 다 군대 보내는 게 문제고 정신병이 하나의 장애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심각히 변별하지 않기 때문 같다. 특히 생명을 지키고 전투를 임해야 하는 군대 조직같은 곳에서의 정신지체 장애자는 공황상태에 쉽게 다다른다.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고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은 환경에 빠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는 분명히 희생자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총기사건이 생기지만 정신과 문제라고 판단되면 처벌은 완전히 일반인과 다르다. 임병장은 어찌 보면 한국에 태어난 것이 죄라면 죄인 것이다. 그리고 달린 수 많은 댓글들. 임병장에게 저주를 퍼붓기 전에.... 그를 만들어낸 우리 사회를 돌아볼 때가 아닌가 여겨 봅니다. 버지니아 총기 사고 때 조승희를 향해 피해자 가족들이 했던 이야기가 그랬지요. '그에게 한 발짝이라도 위로로 다가갈 수 있었다면 그런 사고가 나지 않았을텐데... 그도 피해자다.' 조승희 가족을 위로하던 이름모를 미국인의 그 시각이 필요한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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