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이 없는 횟집 송길원  (Homepage) 2013-11-05(화) 05:54:09, 4599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횟집. 바다를 앞에두고 앉은 좌석은 편하기만 했습니다. 붉으스레하게 익어가는 단풍이 수줍음으로 가득한 소녀의 얼굴만 같아 보였습니다. 그 동안 수많은 음식점을 드나들었지만 이 집이 특별했던 것은 횟집의 가장 기본 시설인 수족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철두철미 그 전 날, 주문을 통해 주문량만큼 어망에 잡힌 고기를 건져오기 때문에 수족관이 필요없습니다. 수족관을 관리하느라 드는 비용부담도 없습니다. 자연히 남은 고기를 다음 날 처분하는 재활용도 없습니다. 주인은 이런 비밀 하나를 말해 주었습니다. '자연산은 수족관에 들어가 살 수가 없습니다. 생태환경이 맞지를 않는거지요. 아무리 맑은 물에 바닷물을 공급했다 해도 거짓입니다. 365일 횟집이라며 자연산만 취급한다고 하면 무조건 가짜입니다.' 옆에 사람이 귀뜸해주었습니다. 계절에 따라 바다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는 철이나 산란기에는 아예 횟집 문을 닫아 버립니다. 그리고 부부는 팔도를 유람합니다. 주인 부부가 직접 서빙을 하고 듬뿍뜸뿍 먹고 싶은 만큼 리필을 해 주는데도 가격은 똑 같습니다. 접시위에 수북하게 보이는 방석(?) 장식도 없습니다. 접시에다 툭툭 던져놓는 것 자체가 자식의 밥그릇에 한 수저라도 더 퍼주려는 어머니 마음으로 풍성해지고 맙니다. 방송국에서 취재 요청을 해도 간곡히 사양을 합니다. 누군 < KBS, MBC. SBS도 못찾은 집>이란 플랜카드로 고객을 속이기도(?) 하지만.... 사회 명사 몇 분이 1년에 꼭 한 번씩은 들른다는 횟집, '갈릴리 횟집'이란 이름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수족관이 없는 횟집> 역발상의 창조경영, 회맛이 각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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