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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은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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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동수 (Homepage) |
 2022-04-15(금) 14:00:05,  8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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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창밖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벚꽃 잎을 잡으려 하고 있다. 아직 맹수의 반사신경이 남아 뱀도 손쉽게 잡는 고양이가 천천히 내리는 꽃잎을 잡지 못할 리 없을 텐데, 몇 번이나 발을 놀리는 것이 벚꽃을 희롱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코로나로 집에 갇힌 무료한 생활에, 창밖을 통해 고양이 발 놀음이나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고양이도 꽃과 함께 저렇게 자유롭게 놀고 있는데, 우리는 집에 갇혀 유리창을 통해 꽃이 지는 모습이나 감상하고 있다.
봄날이라 명산대천을 누비는 상춘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동창회다 뭐다 하면서 친구들이랑 어울려 등산을 다니며 족구도 하고, 가끔 쑥이나 두릅도 캐면서 봄을 만끽할 것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내게 몇 번의 봄이 피고 질지 모르나, 이 아까운 계절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지켜만 보는데 그래도 봄날은 간다. 올해 더 유난히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벚꽃은 활짝 피어 바람에 흩날린다.
그나마 꽃잎은 나의 마음을 아는지 천천히 날리면서, 하늘하늘 나의 미련을 위로해준다. 아마 오늘밤 저 고양이 울음소리 더 기괴하고 요란할 것이다.
☞ `나동수의 스토리` 바로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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