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임규동  (Homepage) 2015-08-01(토) 08:54:25, 3293

8월 첫날을 도라지와 함께합니다. 도라지는 참 아름다운 순우리말입니다. 거칠다 험하다는 의미의 '돌' 에 작고 귀엽다는 의미의 '아지' 가 붙어서 '돌아지'. '돌아지'가 연음화 현상으로 '도라지'가 됐다는 설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거친 돌밭같은 험한 땅에  잘 자라고 작고 귀여운 꽃도 피는 식물이란 뜻이겠지요. 민요라면 '아리랑'에 이어 '도라지타령'을 꼽을 정도로 우리 민족과는 오래된 정서가 같이 하는 친숙한 꽃입니다. 아무렇게나 심어 놓기만하면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아름다운 꽃이 피고 또 어김없이 닥치는 제사에도 꼭 올리는 제사 음식이었으니 없이 사는 백성들에게는 참 고맙고 귀한 식물이기도 했겠지요. 시골에 살 때 감나무 아래 도라지밭에 핀 꽃을 보면서 늘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도심의 가로 화단에도 심어 놓기도 하더라구요. 다섯 갈래의 꽃과 다섯 개의 수술과 하나의 암술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꽃속에 꽃이 핍니다. 다섯과 인연이 많은 꽃이네요,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는 아니지만 사이좋은 오형제 전설이 있을법하네요. 꽃이 겹치지 않고 꽃술도 절제된 길이라서 단아한 자태의 정갈하고 정숙한 여인을 연상하게 합니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무더운 8월 `영원한 사랑`으로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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