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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딜레마 - 이 드라마2
2024-07-04(목) 06:54:54, 23787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거리를 생각했다.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거리두기는 물리적 거리였다. 이 드라마에서는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다룬다. 병원 출입을 해본 사람들은 의료인들의 차가움을 한두 번은 체험했을 것이다. 몇 십 분을 대기했다가 간호사의 호명에 벌떡 일어나 진료실에 들어간다. 잔뜩 긴장하여 의사 옆에 앉으면 의사는 모니터에 눈을 박은 채 로봇처럼 몇 마디 해놓고는 간호사에게 다음 환자를 부르라는 눈짓을 한다. 돌아서 나올 때의 심정은 허전을 넘어 허망하기까지 하다.

이 드라마의 정다은 간호사(박보영 분)는 다정하고 따뜻하다. 환자들이 목마르게 기다리던 간호사의 모습이다. 환자들이 이 간호사에게 매달린다. 온갖 하소연을 다 들어주고, 다 해결해주려 애쓴다. 특정 환자에 매달려있는 사이, 다른 환자의 투약, 주사 시간이 늦어지는 등 자잘한 문제가 일어난다. 자상하고 예쁜 간호사에 연정을 품고 접근하는 환자마저 생긴다. 이래저래 정 간호사는 정신도 육체도 번아웃 상태가 되고, 그 와중에 자신이 케어하던 환자가 퇴원 후 자살을 한다. 간호사는 자기 때문이라며 괴로워하다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그러니까 지근至近 거리가 정답이 아닌 것이다. 간호사 자신에게도 환자에게도 좋은 거리가 아니었다. 현실 속의 일부 의료인들이 보여주는 원거리도 아니고, 정다은의 지근 거리도 아니라면 의료인이 견지해야 할 바람직한 거리는 무엇인가. 한겨울 밤의 고슴도치, 멀어지면 춥고 다가가면 찔리고...... 드라마 속의 수간호사 송효신(이정은 분)이 이 딜레마의 출구를 시사한다. 곤경에 처한 간호사, 힘들어하는 환자나 보호자를 대할 때는 자상하고 따뜻하다. 구성원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때는 냉철하다. 선을 넘는 환자나 동료직원한테는 단호하다. 정다은이 퇴원하여 돌아왔을 때 환자 가족들이 그의 복직을 격렬하게 반대한다. 그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그들을 설득하여 제압할 때는 카리스마의 화신이었다.

그렇다. 일정한 거리가 있는 게 아니다. 탄력 좋은 고무줄처럼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달라지는 거리, 그것이 정답이다. 말하자면 의료인은 밀당의 고수가 돼야 한다. 물론 대전제는 따뜻함이다.

       *               *              *

기대하는 거리와 현실상의 거리가 너무 달라 실망하는 대상은 또 있다. 선생님들이다. 교실 붕괴, 공교육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을 나는 선생님들의 차가움으로 보았다. 누가 사범대를 가고, 누가 일반대를 가는지 진학지도를 해본 나는 잘 안다. 사범대는 의대, 법대 수준의 애들이 갔다. 임용고사는 고시 수준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불신하고 학원을 신뢰했다. 학교와 학원, 그때 나는 냉탕과 열탕에 비유했다. 학생들은 낮엔 냉탕, 밤엔 열탕을 오갔다. 소 닭 보듯 하는 선생님, 동네 아저씨 보듯 대하는 학생들, 이 악순환의 고리는 선생님이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열정을 측정하여 그것을 임용고사에 반영할 수는 없을까,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그 시절에 뜨거운 선생님을 한 분 만났다. 40대 중반(?)의 노총각이자 시인인 국어선생님이었다. 담임, 승진, 업무 따위와는 담을 쌓은 전교조 소속이지만, 순수하고 여린 성품이었다. 학교 정자, 금련산 자락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 이 자유로운 영혼의 선생님을 달래어 담임을 부탁해야 할 만큼 다들 담임 맡기를 꺼렸다. 조금은 걱정했으나 다행히 매우 열심이었다. 얼마 안 있어 여러 통로로 선생님 얘기가 속속 들어왔다. 요즘 세상에 그런 선생님이 있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학급 애들이 너무 좋아하고 다른 반 애들이 부러워한다고 야단이었다. 급식 배식도 직접하고, 밥도 애들 속에서 먹고, 청소도 함께 하고........  그런데 2학기에 반전이 일어났다. 선생님은 초지일관이었으나, 학생들이 변했다. 저녁 야자 시간에 둘러보니 다른 반 절반 정도 남은 학생 속에 선생님이 앉아있었다. 그 반 학부모로부터 불평이 들어왔다. 선생님이 너무 물러서 애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학년말쯤 그 학급의 야자는 거의 아노미 상태가 돼버렸다.

가깝고 뜨거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었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사람들 사이에는 네 가지 거리가 있다고 했다. 가장 가까운 ‘밀접한 거리’(0~46cm)와 가장 먼 ‘공적 거리(3.6~7.5m) 사이에 ’개인적 거리‘와 ’사회적 거리‘를 두었다. 수업은 공적 거리에서 이루어지지만 상담, 훈육 등은 수업보다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야 할 것이다. 나는 교생이나 후배 선생님에게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을 강조했다. 너무 다가오면 밀어내고 너무 멀어지면 끌어당겨야 한다고. 소와 닭의 거리,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와 학생 사이에서는 교육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인성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지식 전달도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 교육이 그런 형국이다.

쇼펜하우어의 걱정과는 달리, 고슴도치는 겨울밤에 가시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여 얼어죽는 일은 없다. 포식자 앞에서는 가시를 곤두세워 접근을 막고, 동료끼리는 가시를 눕혀서 서로를 보호한다. 한겨울 밤에는 가시가 없는 머리를 맞대고 체온을 나누어 추위를 이겨낸다. 상황에 맞추어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고슴도치, 이 고슴도치에게서 오늘 우리 교육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뱀발
우리의 키팅 선생님은 다음 해에 한사코 담임 맡기를 사양했다. 퇴임을 앞둔 나에게 사직 고민을 털어놓았다. 극작에 전념하고 싶다고 했지만, 작년의 상처도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미안했다. ‘선생님이 내 동생이라면 극구 말리겠다’고 만류했지만, 그 뒤는 알지 못한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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