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열쇠1-행복을 공부하자1 김영국  (Homepage) 2023-02-26(일) 06:36:43, 45651

어떤 사람이 가장 똑똑한 사람일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일까. 박사일까. 돈을 잘 버는 사람일까. 학벌이 좋은 사람일까.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일까. 다 아니다. 가장 똑똑한 사람은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가장 부지런히 일하여 가장 빠르게 발전했으면서도, 정작 우리 국민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자살도 가장 많이 한다. 학교 교육과정에 행복 과목을 넣고, 대학에 행복학과를 신설하고, 정부 기관에도 국민행복증진부를 만들어야 한다. 아니, 그보다 우리 스스로 행복을 공부해야 한다.         ********************************************************** 어떤 상태가 행복일까 행복이라는 단어가 행복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그르치고 있다. 행幸은 다행 행이다. 행운을 뜻한다. 내 의사, 노력, 능력과 관계없이 주어지는 것이다. 복福 또한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주는 것이다. 새해 인사가 ‘복 많이 만드세요.’가 아니고, ‘복 많이 받으세요.’인 데서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행복해지기 위해 공부할 필요도,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냥 기다리다가 곁눈질하여 부러워하거나 원망하며 지낼 수밖에 없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장 최인철 교수는 ‘쾌족快足’이라는 단어를 제안했다. 유쾌하고 만족한 상태가 행복이 된다. 자기 행복에 자기가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유쾌하고 만족한 시간이 일생 중 얼마나 될까. 이 개념에 따르면 다들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스토아학파 이래 인간은 평정심을 최고의 경지로 추구해왔다. 그러나 그런 경지는 초인적인 금욕, 피나는 수행 끝에나 도달할 수 있는, 그래서 우리 같은 범인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마음의 상태다. 복잡한 세상에서 고단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노려볼 만한 행복의 개념을 설정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궁극적으로 생존에 귀결된다고 본다. 번식도 생존의 일환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신의 생존에 가장 적합한 상태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사람과 음식, 이것이 인류가 긴 세월 동안 터득한 생존의 기본조건이 아니던가. 노벨상 수상자도 포함된 행동과학자, 신경학자, 심리학자 들을 모아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로 공동연구를 하게 했다. 아주 소박하면서도 우리 구미에 맞는 결론이 나왔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정적인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동료들과 한 잔 걸친 후, 집에 와서 섹스하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행복을 다들 이해하기 쉽고, 다가가기 쉽게 정의하고자 한다. 기분이 좋은 상태가 행복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행복의 범위가 좁아진다. 기분이 좋을 때는 대개 순간이 아니던가. 그래서 기분이 나쁘지 않은 상태까지 행복의 개념에 포함하고 싶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것은 일단 생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이렇게 정의한다. ‘행복은 기분이 좋거나 기분이 나쁘지 않은 상태다.’ 더 간단히 줄이면 ‘행복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 상태다.’ 얼마나 쉽고 다가가볼 만한가. ‘행복의 열쇠’라는 제목은 실로 과람하다. 저 정의에 맞추어 제목을 풀어쓴다면,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 나쁜 기분에서 벗어나는 방법 정도가 될 것이다. 어차피 행복으로 가는 마스터 키는 세상에 없다. 그래서 큰 욕심 부리지 않겠다. 그리고 크게 기대할 것도 없겠다. 그냥 내가 읽고, 듣고, 보고,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 방법들을 두서없이 얘기하고자 한다. 그 중 특정 열쇠가 특정인의 행복 문을 여는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시 과람한 기대를 가지고 이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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