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경어법 김정식  (Homepage) 2010-08-31(화) 06:49:47, 3480

무너지는 경어법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며느리가 시아버님께 “아버님, 식사하세요.” 했다가 시어머님께 꾸중을 들은 일이 있다. ‘진지 잡수십시오.’라고 해야지, 식당 종업원도 아니고 ‘식사하세요.’가 뭐냐는 거였다.    어느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습니다’를 도대체 모르는 것 같다. 언제나 ‘그랬어요’, ‘저랬어요.’ 하고 말한다. 이 말이 낮춤말은 아니지만 격식을 차리고 윗사람에게 쓰는 말은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하며 탄식한다.      “담임 선생님의 짐이 많아, 방과 후 학교에서 선생님 댁까지 함께 들고 간 일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 연세가 서른 둘인데도 담 너머로 ‘엄마, 나야. 문 좀 열어 줘.’ 하시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그러지만, ‘선생님도 저러시나?’ 하고 속으로 무척 놀랐다.” 고교 1년생의 말이다.    “우리 또래나 아래 세대들이 ‘제가 그랬습니다.’라고 해야 할 자리에서 ‘내가 그랬습니다.’라며 ‘나’와 ‘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35세 된 어느 회사원의 지적이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생신․연세․진지․병환’ 등의 존대말을 쓸 자리에 ‘생일․나이․식사․병’ 따위의 예사말을 쓰고 있다. 또, ‘주무시다․잡수시다․여쭈다․드리다’보다는 ‘자다․먹다․묻다․주다’를 더 많이 쓴다. 존칭 선어말 어미 ‘-시-’ 를 생략하거나, 존대를 담은 조사 ‘～께서’를 쓸 자리에 ‘～가/～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경어법의 붕괴는 30대를 분기점으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경어법 변화로는 ①웃어른께 ‘～요’를 붙여 말한다는 점, ②존경 또는 겸양의 뜻을 어휘로 표현하는 능력이 뚜렷이 줄어들었다는 점, ③듣는 사람보다 아랫사람에 대해 말할 때는 경어 사용을 삼가야 한다는 것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요즘과 같은 개방․평등 사회에서 봉건 사회의 유물인 경어법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경어법은 봉건 사회의 유물이라기보다 우리말의 한 특성이다. 어느 사회건 필요한 최소한의 예의는 있게 마련이고, 그 예의의 직접적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언어라고 할 때,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경어법은 마땅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김영국		이런 건 그 때 그 자리에서 바로잡아 주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제자 후배 며느리 사위 손자 등에게 이런 걸 꼬치꼬치 따지면, 그들이 말 섞기를 꺼려 하고 결국 사회에서나 집안에서 외로워지기 십상이거든요. 경어법이 우리말의 특징이긴 하지만,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복잡한 경어법을 좀 단순화할 필요는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교장선생님 여름 잘 이겨 내셨나 봅니다.^^	2010-08-31 19: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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