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를 표시하는 말> 외 김정식  (Homepage) 2018-08-22(수) 09:15:25, 6115

◉ <원산지를 표시하는 말>    양(洋)-, 당(唐)-, 호(胡)-, 왜(倭)-   새로 들어오는 사물에 매번 적당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미 있는 사물 중에서 유사한 것을 골라 그 이름 앞에 사물이 전래된 곳을 표현하는 말을 덧붙여 새로운 사물의 이름으로 삼는 방법을 쓰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양(洋)-' 이다. '양'이 본격적으로 쓰인 것은 1876년 개항 이후로 보인다. ‘바다를 건너온 버선, 서양 버선’을 뜻하는 양말(洋襪)처럼 유사한 사물은 있되 국어에서 독자적으로 단어로 쓰이지 않던 말에 ‘양'이 붙은 말로, 양복(洋服), 양식(洋食), 양주(洋酒), 양옥(洋屋), 양악(洋樂) 따위가 있다. 또, 양과자(洋菓子), 양은(洋銀), 양잿물, 양철(洋鐵), 양탄자, 양회(洋灰), 양파 등은 독자적으로 쓰이던 말에 ‘양’을 붙여 새로운 말을 만든 것이다. 최근에 나온 말로는 양다래, 양미나리, 양아욱, 양버즘나무 등이 있다. 중국에서 들어온 것에는 ‘당(唐)-’이나 ‘호(胡)-’ '청(淸)-'을 붙여 당나귀, 당모시, 당면(唐麵), 당사주(唐四柱), 당책(唐冊), 호떡, 호콩, 호배추, 호주머니, 청요리, 청국장, 청녀(淸女), 청상(淸商) 따위가 있고, 일본에서 들어온 것에는 '왜(倭)-'를 붙인 왜간장, 왜떡, 왜소금, 왜전골, 왜철쭉 들이 있다. ◉ 피로 회복 방송의 광고 선전에서 「피로 회복」이란 말을 흔히 듣는데, 이 말도 단어를 잘못 선택한 말이다.  피로를 회복하면 더욱 피로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피로를 푸는 데는...」이나 「건강 회복」으로 고쳐 써야 한다.   이런 잘못은 낱말의 뜻을 확실히 모르거나, 의미에 대해 무관심하여 아무렇게나 쓰다 보니 습관이 되어 버린 경우로, 바르게 쓰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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