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을 밝히다 / -씩 김정식  (Homepage) 2017-03-16(목) 14:20:46, 6312

◉ 의혹을 밝히다 ‘의혹을 밝혀야 하겠다’란 말이 국회 청문회를 비롯하여 대중 매체를 통해 많이 쓰이고 있다. 사전에서 밝힌 ‘의혹(疑惑)'의 뜻은  ’의심하여 분간하지 못함, 또는 그런 생각‘이다. ’의심‘의 뜻과 공통된 점이 많다. 그런데 우리는 ‘의심을 밝히다’란 표현은 쓰지 않고 ‘의심을 풀다’라고 한다. 그러므로 ‘의혹’도 ‘의혹을 풀다, 의혹을 해소하다’란 표현이 합당하다. 밝혀야 할 것은 의혹이 아니라 ‘진실’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진실을 밝혀서 의혹을 푸는 일’이다.   ◉ -씩 「-씩」은 본디 수량이나 크기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각각 같은 수량이나 크기로 나뉘거나 되풀이됨을 나타내는 보조사다. 「열 사람에게 오천 원씩 주었다.」, 「한 개에 얼마씩 합니까?」, 「사람 키만큼씩이나 자란 보리」 따위로 쓴다.  또, 생각보다 많은 정도를 나타내는 「우리는 북한에게 세 번씩이나 양보를 했는데」, 「택시 요금이 오백원씩이나 올랐다.」 들에도 쓴다. 그런데 요즈음은 수나 단위도 아닌 명사에 바로 붙여 「무슨 선물씩이나」, 「벌써 동거씩이나」, 「무슨 초대장씩이나」 따위의 이상한 말투를 쓰고 있다. 특히 명사를 만드는 어미 「-기」에 붙여서 「그렇게 강하다는 애가 울기씩이나 하다니」, 「벌써 걷기씩이나」하는 말들은 너무 어색하게 들린다.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많이 쓰고 있으니, 맞는 말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왜 우리 나라는 방송 매체가 앞장서서 우리말을 병들게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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