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다’와 ‘여위다’ / ‘-(으)러’와 ‘-(으)려’ 김정식  (Homepage) 2017-01-15(일) 06:59:13, 7237

‘마르다’와 ‘여위다’   “너무 말라서 몸은 몸대로 교복은 교복대로 논다.”, “안경을 벗고 있어서 더 바싹 여위어 보였다.” 들에 쓰인 ‘마르다’와 ‘여위다’는 서로 바꾸어 쓸 수도 있으나 그 어감이나 양상은 다르다.    ‘마르다’는 ‘마른 빨래, 마른 나무’에서 보듯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던 ‘물기가 날아가 없어지다.’란 뜻으로 쓴다. 따라서 ‘몸이 마르다’에서 ‘마르다’는 몸 자체보다 몸에 붙어 있던 살이나 물기가 날아가 없어지든지, 빠져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여위다’는 보통 살이 마른 모습에서 풍기는 분위기에 대해 말한다. 곧 ‘마르다’는 얼굴이나 몸에 붙어 있던 살이 없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여위다’는 살이 없어짐으로 결과된 전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춘 말이다.   “노처녀인 그는 벌써 얼굴이 마르고 시들었다.”, “그녀의 여윈 자태가 붉은 노을빛 화관에 비치어 한결 생기가 있어 보였다.”   이렇게 보면 ‘마르다’는 감정적인 색채가 느껴지지 않으나, ‘여위다’는 감정적인 표현을 할 때 많이 쓰인다.     ‘-(으)러’와 ‘-(으)려’   “친구를 만나러 한다.”, “성금을 모으려 다닌다.” 따위의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만나러, 모으려’의 ‘-러’와 ‘-려’가 잘못 쓰였기 때문이다. 이 ‘-러’와 ‘-려’는 발음이 비슷하므로 일상 언어에서 자주 혼동이 일어나지만, 분명히 구별해 써야 한다.    ‘-(으)러’는 목적을 나타낼 때 쓰는 어미로, “일하러 간다.”, “널 보러 왔다.”, “유품을 찾으러 다닌다.”처럼 ‘가다, 오다, 다니다’ 앞에 쓰인다.   이에 대해 ‘-(으)려’는 의도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어미로, “서울에 가려 한다.”, “어린이가 유흥가의 세계까지 알려 든다.”처럼 ‘한다, 들다’의 앞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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