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책이다 / 진실되다 김정식  (Homepage) 2015-11-25(수) 05:46:36, 7578

주책이다 ⇒ 주책없다   “복길이 할머니는 참 주책이야.”, “배운 사람이 그런 말을 하다니 주책이다.”란 말을 자주 듣는데, 여기에 쓰인 ‘주책이다’란 말은 비표준어이므로 ‘주책없다’로 고쳐 써야 한다.   ‘주책’은 본디 ‘일정한 주견, 일정하게 자리잡힌 생각’이란 뜻의 한자어 ‘주착(主着)’에서 변한 말이다.   그런데 이 ‘주책’이란 말은 ‘주책이다, 주책이 있다.’처럼 긍정으로 쓰지는 않고 ‘주책부리다, 주책맞다, 주책떨다’나, ‘주책바가지, 주책망나니’ 등과 함께 ‘뚜렷한 주견이 없이 이랬다저랬다 도무지 요량이 없다.’란 부정적인 표현에만 쓰인다.   이와 같이 현실 언어에서 ‘주책’은 그 본디 뜻대로 쓰이지 않고 있으며,「표준어 규정」(11항)에도 ‘주책없다’를 표준어로 정하고 ‘주책이다’는 비표준어로 처리했다.   이는 ‘안절부절하다’가 비표준어로, ‘안절부절못하다’가 표준어로 쓰이는 경우와 같다.           진실되다 ⇒ 진실하다   “너는 학생 때부터 진실되게 보였어.”, “나도 진실된 사랑을 해 보고 싶어.” 따위에 쓰인 ‘진실되다’란 말은 ‘진실하다’로 고쳐 써야 한다. ‘참되다’란 말은 있어도 ‘진실되다’란 말은 없다. 마찬가지로 ‘용서되다’, ‘허황되다’란 말도 있을 수 없으니, “용서될 수 없는 일”, “공부는 않고 허황된 꿈만 꾸고 있다.”는 ‘용서할’, ‘허황한’으로 써야 한다.    ‘-되다’가 붙는 말로 ‘숫되다, 고되다, 욕되다, 망녕되다’ 들이 있긴 하지만, 서양말법에서 피동 구조가 우리말에 들어오자, 분별없이 아무데나 ‘-되다’를 붙여 쓰고 있다. “불경기가 극복되어야 한다.”, “악법은 개정되어야 옳다.”, “학생 시위 악용돼서야” 들은 앞에 오는 체언에 ‘-을(를)’을 붙이고 뒤의 서술어는 ‘극복해야, 개정해야, 악용해서야’ 등으로 고쳐 써야 한다.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란 국민 교육 헌장 구절도 ‘영광스러운’으로 해야 우리말다운 말이 된다. 우리말에 ‘영광스럽다’는 있어도 ‘영광되다’란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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