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홈 > 교육사랑 희망편지 > 정일근의 다락방
|
|
|
|
2024년 4월 산행 안내 (봉화산,서생포,배산,수영강,산성산,상곡마을,산성산,낙동강,봉래산,영축산,낙동강,금정산,계명봉,철마산,태화강,신선산,승학산,천성산,장군봉,대운산)
|
|
|
|
|
| 가을의 기도 |
|
 정일근 (Homepage) |
 2016-08-23(화) 07:17:33,  7331 |
|
|
가을의 기도
가을의 기도
김현승 (1913~1975)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오늘(23일)은 처서다.
우리나라는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을 느끼는 처서를 시작으로 가을이 시작된다.
여름은 지독하고 가을은 너그러우니, 누구든 가을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있으랴.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에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과 같은 향기가 난다.
릴케의 가을은 '캐어나, 읽고, 긴 편지를 쓰는' 날들이고 김현승의 가을은 '기도하고, 사랑하고, 홀로 있는' 날들이다.
여름이 고난스러웠기에 나도 오는 가을을 위해 기도를 한다.
나의 가을은 평화이길 바란다.
평화(平和)에는 벼 화(禾)가 들어 있다.
농부의 들판도, 내 마음의 들판에도 저 직립의 벼들이 평화롭길 익길 바란다.
가을이 온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
|
|
|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
|
|
이전글 :
운영자 토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