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정호봉  (Homepage) 2017-05-18(목) 22:09:13, 77661

저는 사람보다 바퀴벌레가 더 친숙하고 정겹습니다. 교만한 사람에게는 바퀴벌레가 스스로 살지만 엄청 혐오대상입니다. 저는 사람보다 바퀴벌레로 태어나 살았으면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바퀴벌레는 그대로 바퀴벌레입니다. 왜 가만히 저대로 잘 사는 바퀴벌레를 빗대어 빈정거릴까요! 저는 겸손이 미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할 말 똑바로 해가면서 빈둥빈둥 사는 인간들을 욕하고 싶은 마음 전혀 없습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살아갈 뿐입니다. 입이 있다고, 생각이 있다고 남들에게 상처주는 일은 삼가해야합니다. 이 세상 살면서... 말없이 바퀴벌레처럼 부지런히 부지런히 살았으면합니다. 그 누가 참인가요! 무슨 말이 진리인가요! 참 나를 만나서 참 나로 살면 스스로 벌레가 되리라... 말이 있어 이 우주에 제일 모자란 짐승 말씀을 버리고 이념을 버리고 교만을 버려서 참 바퀴가 되자 참 벌레가 되자... 5.18 오늘 이 바퀴는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난다. 평생 갚아도 모자랄 나의 아내에게... 너무도 소중한 친구들에게... 살면서 살면서 지은 내 무지와 교만을 용서하라고 울고 울고 또 흐느낍니다. 나는 벌레입니다. 나는 바퀴벌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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