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밥 묵자 정호봉  (Homepage) 2016-05-18(수) 01:48:00, 3497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이스카리옷 유다에게 "함께 밥 먹자"라고 말했다. 나는 늘 누군가를 만나면 조만간 한 잔 하자고 말한다. 진심으로 한 잔 할 마음은 없다... 체력도 안되지만 술은 어느 정도의 도력이 함께 해야 할 밥인 듯 싶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도 "조만간 한 잔 합시더" 그러고 다닐까... 가슴이 아파서다. 맨 정신으로는 말하기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예수처럼 조만간 밥 한끼 합시다라고 바꾸고싶다. 나는 여태 살면서 먹는 것이 부러웠던 적은 없다. 누군가가 끊임없이 그 순간의 최상의 밥을 가져다 준 듯하다. 그러나 그 밥은 상하고 역겨운 독이라는 것을 예순이 가까운 지금 깨닫는다. 나는 최후의 만찬에서 빠지고 싶다. 예수가 나에게  "함께 밥 먹자" 그러면 거절하고 싶다. 이제 내가 예수에게 밥 한번 대접하고싶다. 상생의 밥을... 내가 애써서 일군 땅에 씨뿌려 거둔 곡식과 채소와 푸른 초장에서 키운 촌닭 백숙으로 군침도는 만찬으로 초대하고 싶다. 하나에 모두 있고 많은 데 하나 있어 하나가  모두이고 모두가 곧 하나이니 한 티끌 작은 속에 세상를 머금었고 낱낱의 티끌마다 우주가 다 들었네. 신라 의상스님의 법성게다. 정동주선생님의 글을 빌려온거다. 어쨌던 그 밥상이 내 밥상이다. 사랑하는 친구여... 내 진정 참 사랑으로 일군 먹거리로 정성껏 차린 소박한 만찬에 5.18 오늘 정중히 초대하오니... 와서 함께 밥 묵자.

김재호		한 솥밥 먹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2016-05-18 20:04:50
정호봉		보고싶다... 그립다... 할머니가 새벽에 끓여 주시던 밥국 냄새가 그립다.	2016-05-18 23: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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