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정호봉  (Homepage) 2013-12-15(일) 22:53:08, 3466

오랫만에 좋은 글을 만나 교육사랑 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어 들렀더니 지구 별에서 하나님 품으로 마지막 가시는 형수님의 사진들이 실렸다. 나의 두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루룩 주루룩 흘렀다. 황령산이 그립고, 숨어 숨어 핀 들국화도 보고싶고, 전포동 의용교회 친구들도 어디서 어찌 사는 지 궁금하다. "형수님! 지금쯤 주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빛가운데 계심을 믿습니다. 이제 형수님의 평안을 이 지구 별 가족들에게 화통하신 그 웃음으로 환하게 비추어 주세요. 영도삼촌이 많이 슬픈가 봅니다. 저도 아픈 가슴으로 제 삶을 돌아봅니다. 형수님 늘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국립중앙도서관 삼층 정기간행물실에서 오후를 보낸다고 해서 꼼짝없이 책만 읽고 있기란 쉽지 않다. 도서관에서 책보다 책을 보려는 사람과 책을 찾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다. 어느 쪽이든 아무리 오래봐도 싫지 않은 풍경이기는 하다. 나는 창가 자리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쪽에 앉아야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또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려 우면산의 완만한 산등성이로 해가 지는 장면을 바라보기도 좋기 때문이다." 엊그제 내 방에 참 좋은 친구들이 놀러와 요즘 신바람나는 날들을 지낸다. 십 수권의 책들을 지인에게 선물받아서 읽고 있는데 이 친구들이 보고싶어 아이들 바둑 수업이 끝나면 대학시절 여자친구 만나듯 집으로 날라온다. 그 가운데 조경란 작가가 쓴 "백화점 그리고 사물.세계.사람"이란 책의 서문, "어느 작가의 오후"를 옮겨 적어 보았다. 눈 덮힌 겨울 산 허리, 양지볕에 피어난 야생화처럼 그리 싱그럽게 살고싶다. 그리 살다가... 하얀 눈님이 내리시는 초겨울 어느날... 숲속 호숫가, 안개가 이른 아침 눈부신 햇빛에 사라지듯 그리 가고싶다. 죽어서라도 내 모자라는 삶이 친구들의 맛나는 술안주라도 된다면 참으로 행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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