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7반 학부모님께(3) 김동희  (Homepage) 2007-05-29(화) 20:15:25, 15514

1학년 7반 학부모님께(3)   여러 학부모님! 안녕하셨습니까? 항상 웃음과 행복과 건강이 충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 시리라 믿고, 또 그러하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부모님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 합니 다. 부모님의 밝고 환한 기운이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파되어, 아이들이 항상 푸근하고 은은한 미소로 생활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5월 중순에 첫째 아기를 출산하였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으시고 축하해주신 부모님과 또한 마음속으로 축하해주셨을 여러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교 사는 진정으로 커나간다는 선배 선생님의 말씀이 묵직하게 전해져 옵니다.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새삼 여러 부모님들의 노고와 깊은 사랑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져 오는 것 같습니 다. 우리 아이들을 낳으시고 흐뭇한 미소로 대하셨을 부모님의 모습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밤잠 설치시고 고생하셨을 부모님의 모습을 늘 상기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가야겠다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제 토요휴업일 밤에 경태, 두현, 현재, 대한, 강엽, 한길, 지휘, 준태, 재영, 민결, 의홍이 11 명과 함께 야간산행을 다녀왔습니다. 풋내기 교사의 어설픈 객기로 여길 법도 하셨겠지만, 저 를 믿어주시고 함께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부모님들께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 올립니 다. 10대 고교시절 때 공부가 가장 중요함은 두 말할 나위없는 진리입니다. 하지만 공부의 범 위가 교과서, 문제지, 입시준비에 국한된 채로 고교시절을 보낸다면 몹시 위험하기까지 한 일 이라 생각합니다. 집, 학교, 학원을 오가는 일상의 패턴에서 벗어나 시원한 바람을 투욱 맞으 며 산 아래 자신이 하루하루 살아갔던 저 아래 마을 굽어보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어둑어둑 한 밤,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와 달빛 아래 푹신푹신한 흙길의 감촉을 느끼며 걸으면서 무딘 감성을 일깨우고, 이 길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의 숨소리를 느낄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나를 존재케하는 자연을 알고, 친구를 알고, 나를 키워주는 부모님과 스승님을 아는 공부와 이 를 위한 체험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자식 편하게 살도록 염원하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이겠 습니다만, 옛 선비들이 도탄에 빠진 만백성을 구제코자 공부길에 접어들었던 것처럼 남을 따 스하게 살피고 크게 도우려는 품성이 공부하는 모습보다 먼저 가슴속에서 움틀거렸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아무튼 아이들과 함께한 야간산행 저 역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자연의 좋음을 충분히 만끽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 번엔 여러 학부모님께서도 동행하시어 어둑 어둑한 달빛 아래서 허심탄회한 대화 나누면 참 유익하겠다 싶습니다. 기말고사를 치른 후 혹 은 여름방학 보충수업 시작 전에 아이들이 또 원한다면 그 때엔 여러 학부모님과 함께하는 산 행을 추진해볼까합니다.   이제 고등학교 첫 학기인 1학기가 하산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방학 전까지 학사일정은 다음 과 같습니다.   6월 13일 수요일 - 전국연합학력평가                         7월 13일 금요일 - 1학기 종업식     6월 26일 화요일~29일 금요일 - 1학기 기말고사               7월 18일 수요일 - 여름방학 보충 수업 시작 예정   5월은 공휴일이 많았고 중간고사를 치른 후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 다. 지금부터는 확실히 마음을 가다듬고 3월 초의 첫 마음처럼 1학기 공부를 마무리 지을 때입 니다. 내신관리 또한 중요하지만 입시에서 수능점수가 당락을 좌우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부터 6월 13일까지는  수능모의고사라 할 수 있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대비하여 1학기 내용 을 총제적으로 복습하는 시간을 가지고, 수능에 대한 감을 잡아가는 것이 유익하리라 봅니다. 평소에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고,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기말고사 대비는 13일 이후에 하 여도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교내 시험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시험범위에 국한하여 분 절적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그 공부내용이 금세 잊혀짐을 경험으로 압니다.   예나 지금이나 야간자율학습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아이들도 다소의 투정이 있거니와 몇몇 학부모님과의 통화에서도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를 원하시는 마음을 느낄 수 있 었습니다.   제 생각은 이러합니다. 제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공부 잘하는 학생은 꼭 자습을 잘 하는 학생 이었습니다. 하루 2시간 정도, 그 날 배운 내용 혹은 자신이 계획한 공부내용을 스스로 정리, 보충하는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소간의 규제와 재제가 있어야지 흔 들림 없이 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빠져도 되는 공부시간이라면 그만큼의 잡념이 머릿속에 들어와 마음이 어수선해질 가능성이 있고, 집에서 꾸준히 자습을 해내는 학생은 극소수입니 다. 공부에 찌들어 피로감을 느끼는 아들을 대할 때 안쓰러움이 많이 드실 것 같습니다. 정말 아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다소간의 휴식이 필요함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그럴 경우에 기탄없 이 연락을 주시면, 함께 의논하여 전체적인 자습분위기가 흐려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좋은 방 법을 찾아봤으면 합니다. 기타 학교/학급생활에서 부탁하실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 란에 작성 하시고 이 봉투에 다시 봉하셔서, 자녀편으로 보내주시면 지도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항상 가내에 웃음꽃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하루하루 행복하십시오! 2007년 5월 27일 일요일 밤에 김 동 희 올림

최영도		김선생님, 후배선생님인 김샘을 통해 저도 많은 걸 배우고 있답니다. 특히 원예고에 같이 근무할 때 선생님께서 편지 보내시는 것 보고, 혹 나도 이 다음 담임 맡게되면 저렇게 해야지 다짐했었지요. 그런데 담임 맡게 되어 실천해 보니 참 좋더군요. 특히 부모님들께 한마디의 글이라도 전해 주려고 하니 그 글감을 위해서라도 우리 애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는 점이 있더군요. 학생들을 더 자세히 살핀다는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겠지요. 이런 작은 노력들이 주변에 조금씩 파급되어갈 때 이런 것들이 바람직한 교육운동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다음 편지 보내실 때는 우리 교육사랑 홈 주소도 알려 주셔서 이곳에서 교육에 관한 많은 얘기도 나눌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이렇게 글을 통해 당신의 생활과 학생사랑 읽으며 언제나 제 자신에게도 채직질 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소천사와 엄마도 함께 건강하시겠지요. 보고 싶습니다.	2007-05-30 11:05:57
김동희		선생님, 정성스럽게 제 글을 읽어주셔서 기분 좋고 감사합니다. 저 역시 이 공간을 통해 선생님을 가까이 느끼고 있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는 듯한 이 느낌이 좋습니다. 미소천사는 방금 목욕 중에 오줌을 누고, 똥을 누었습니다. 그래도 기분 좋기만 하고 행복합니다. ^^	2007-05-30 2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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