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세번째 일요편지 김준호  (Homepage) 2016-09-18(일) 14:37:04, 6326

어제 부터 비가 내리는 추석연휴 마지막 휴일입니다. 행복한 추석 되셨는지요? 이제 연휴기간 힐링하신 몸과 마음의 상큼함으로 빨리 일터에 적응해야 할 준비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은 진정한 사랑이 뭔지를 느낀 명절 이었습니다. 모든 부모가 자식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힘이 모자라서가 아닐 겁니다. 사랑 때문에 져주는 것일 겁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져주는 것이 곧 사랑일 것입니다.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서로 이기려하고 이런 가운데 갈등과 다툼이 일어납니다. 추석 다음날 저는 제 사무실 근처에 있는 벤치에 혼자 앉아 계시는 어르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할머니를 기다리시느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못와 하늘나라에 갔어.하는 겁니다. 할아버지는 성남의 큰 아들집에 할머니는 서울에 사셨답니다. 며느리들이 나만 부모를 모실 수 없다고 해서 공평하게 양쪽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한 분씩 모셨답니다. 그래서 두 분은 일주일에 한 번씩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 만났답니다. 그러다 할머니가 먼저 돌아가셨답니다. 이제 나만 죽으면 돼. 천국에 가면 할망구 만날 수 있겠지... 하면서 먼 하늘을 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놓인 처절한 노후를 보내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는 또 얼마나 많을까? 사람은 늙어도 사랑은 늙지 않는 답니다. 조금만 주위를 살펴보면 내가 작은 사랑이라도 나누어 줄 대상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가을은 뭔가를 가졌다고 뽐내지 말고 나누고 함께하는 그런 시간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남은 휴일도 즐겁게 보내시고 새로운 맘으로 활기찬 한 주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사랑은 져주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9월의 네번째 일요편지
다음글 :	9월의 두번째 일요편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