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삼매경 1 최영도  (Homepage) 2016-12-29(목) 07:15:50, 5521

어느 어학원 로비에서 공부 삼매경에 빠져있는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입니다. 동쪽과 북쪽 두 개의 출입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소란한 로비에 앉아 공부 삼매경에 빠져있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공부법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요즘 젊은이들은 조용한 곳에서 자기 혼자 공부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까페나 이런 로비 같은 곳에서 공부를 하며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나 세상얘기들을 들어가며 공부하는데 더 익숙해진 것일까? 첫째: 핵가족 시대의 반작용이 아닐까? 대가족 시대를 살았던 옛 사람들의 학창시절 꿈은 자신의 방을 하나 갖는 것이 최대의 꿈이었다. 북적대는 많은 식구들 틈에서 다락방이나마 자신만의 공간을 하나 갖는 것이 꿈이었기에 정신집중을 요하는 공부만큼은 혼자서 조용히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했던 것 같다.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면 칸막이라도 쳐진 독서실 같은 곳을 찾곤 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카세트가 들려주는 동화나 자장가를 들으며 혼자서 외롭게 잠들어야 했고, 그토록 외롭고 무서운 긴 밤을 보내고나면 엄마 아빠는 바쁘게 출근해 버리고 홀로 남은 자신은 남의 손에 이끌려 또 외롭고 지리한 낮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이 아이들이다. 그런 외로움의 시간을 잊기 위해 홀로 할 수 있는 게임과 만화영화에 빠져 재미난 시간을 잠시 보내기도 했지만 재미없는 공부만큼은 혼자할 수 없었다. 공부를 처음 대하는 어린 나이 때부터 방문 선생님의 도움을 받거나 근처 학원을 전전하며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놀이처럼 공부를 하면서, 공부는 혼자 조용한 곳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애들이 북적거리는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해야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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