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최영도  (Homepage) 2014-11-28(금) 16:10:01, 6724

방청소를 하다 딸아이의 헤진 의자를 보게 되었다. 고쳐주려고 의자를 뒤짚어 보니 드라이버로는 밑판을 때낼 수 없도록 만들어진 의자였다. 펜치로 돌려보았지만 꼼작도 하지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공구를 사기 위해 일단 집을 나섰다. 어떤 상점에 가서 어떻게 설명해야 알아들을 수 있을까? 그런 종류의 공구가 있다하더라도 구멍 크기를 재어 보지 않고 나왔는데......... 잡다한 걱정거리를 안고 걸어가다 일단 천냥 코너부터 들려 보기로 했다. 공구 진열장 앞으로 다가가니 나의 모든 걱정을 일시에 해결해줄 8개의 공구가 1세트로 포장되어 있었다. 가격도 1천원이란다. 가게를 나서는 순간 온 세상을 공짜로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들어왔는데.........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내 삶의 대부분이 공짜로 얻어진 것들로 가득했다. 내 삶도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선물 이었고........ 글자도 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그것도 스스로 깨우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깨쳤으니........ 세상에는 공짜 투성이로구나! 집으로 돌아와 혼자서 의자를 고치다 보니 땀이 제법 흐른다. 나중에 우리 딸이 이 의자에 공짜로 앉게 되겠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그냥 앉게 될 이 의자 뒤에 아빠의 땀과 사랑이 숨어 있음을 조용히 말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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