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 주는 사람 김원중  (Homepage) 2017-06-20(화) 08:30:12, 4761

십 년간 외국계 회사를 다녔다. 탄탄한 직장이라며 부러움을 샀지만 내 길이 아닌 듯햇다.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고민 끝에 교육대학원에 들어갔고, 과정을 마칠 즈음 회사를 관뒀다. 그러곤 작은 공부방을 열었다. 아이들을 성심껏 가르치며 경험을 쌓았다. 삼 년 후, 좀 더 욕심을 내 어학원을 차렸다. 한데 일주일 만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건물 승강기가 멈추면서 한 학생이 갇힌 것이다. 다급히 119에 신고해 아이를 꺼내 주었다. 무사한 아이를 본 순간 안도감이 밀려와 눈물 흘렸다. 학원 인테리어, 교재, 상담에만 신경쓰느라 주변을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한 나를 탓했다.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아이를 집애 데려다주었다. 어머니에게 사과하는데 또다시 울음이 터졌다. “선생님 잘못도 아닌걸요. 아이만 괜찮으면 돼요. 울지 마세요.” 외려 나를 달래는 배려가 고마워 더 울컥했다. 그 날밤, 문자 메세지가 도착했다. “선생님, 저 승재예요. 전 괜찮으니 걱정 마세요.” “승재 엄마예요. 밥 잘 먹고 노니까 염려 마세요!” 나를 믿어 주는 말에 앞으로 더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학원 문을 연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도 종종 힘들 때면 그날을 떠올린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아이들을 따뜻하게 이끄는 것이 그에 때한 보답 아닐까. “승재 어머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신정아 님 / 경남 양산시 * 출처 -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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