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웠던 축구 경기 최영도  (Homepage) 2007-11-22(목) 10:16:44, 2972

어제(11/21, 수)는 남부 교사 축구회에서 외대 동아리랑 친선 경기를 갖는 날이었다. 특히 한 달만의 모임이라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우리 아내가 자기 학교 수학여행에 참가하는 바람에 우리 늦둥이 생활도우미 하느라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결과는 역시 내가 빠지다 보니 오랫만에 패했단다. 직접 축구경기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려 맥주 한병 꺼내 앉아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시청했다. 경기 내용을 보자니 져버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 정말 졌다가는 올림픽 출전권을 놓치게 되는 안타까움 보다는 한국축구 전반에 관한 올바른 평가없이 그냥 아직 우리 한국 축구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기사로 신문에 도배질 되어 있을 장면을 생각할 땐 져서는 안되겠고.... 박성화 감독의 고민도 대단했을 것 같다. 져서는 안되기에 수비 치중 플레이로 임하고도 싶을 테고, 또 0:0으로 비기게 되면 3연속 무득점 무승부라는 비난도 감수해야하고..... 그래서인지 4-4-2 포메이션으로 상황에 따라 공수 어디에도 중점을 둘 수 있는 포메이션으로 임하고 있음을 느꼈다. 허리에 포진된 이근호, 기성룡, 오장은, 김승룡 오장은에 의한 오른 쪽 연결 패스를 김승룡이 몇번 센터링으로 연결하여 찬스를 맡기도 했지만, 기성룡에 의한 왼쪽 패스는 상대 수비수를 떨어트릴 수 있도록 반대방향으로 패스해 주지 못하고 진행 방향으로 가면서 이근호에게 연결해 주다 보니 이근호가 공을 잡아도 일대일 내지는 이대일의 어려운 상황이 되어 좋은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였다. 이런 경우 이근호와 김승룡이 직접 센터링 하려 하지 말고 안으로 치고 들어올 때 그 뒤편에 위치한 윙백 최철순과 김창수가 뒷선으로 파고드는 오버래핑으로 센터링을 시도해야할 텐데 혹시나 수비가 뚫리면 어떡하나라는 불안감 때문에 머뭇거리다 오버래핑도 아니고 수비 치중도 아닌 아찔한 순간도 몇번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단 올림픽 출전권은 확보하였다. 그런데 박성화 감독의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축구는 이제 한계에 도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제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선수 중 선천적 요인이 강한 민첩성과 교치성에 있어서 바레인 선수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선수는 박주영 선수정도 밖에 없었다. 심지어 후천적 요인이 강한 유연성에서도 더 뒤지고 있으니 개인 기량이 너무 부족한 선수들로 우리 대표팀이 구성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선수들로 세계무대에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박종환 식이나 히딩크식의 체력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선수들은 자신들이 부족하다는 겸손이 없어 부족한 기술을 만회하기 위해 상대보다 더 많이 뛰어야 된다는 정신력을 갖지 못한 것 같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선천적 요인을 타고난 선수 확보를 위해 학원스포츠에서부터 자행되고 있는 엘리트 중심 체육을 탈피해야하고, 단기적으로는 지금 당장 박종환식이나 히딩크식의 벌때 축구, 상대보다 다 같이 더 많이 뛰는 조직력 축구 외에는 어떤 작전도 구사할 수 없는 팀이라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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