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하여 최영도  (Homepage) 2007-08-19(일) 08:32:38, 2969

10년 후의 그 나라 축구를 읽을 수 있다는 u-17(under - 17, 17세 이하)월드컵 대회가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고 있다. 어제 우리가 속한 A조 예선 페루 대 한국의 경기에서 0 : 1로 우리가 졌다. 게임 결과에 대한 양 감독의 분석내지는 느낌을 살펴보면 * 박경훈(한국 감독) - "측면 공격을 요구했는데 중앙으로 공격이 치우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다." * 후안 호세 오레(페루 감독) -  "오늘 한국 대표팀은 움직임에 다소 문제가 있었고, 패스가 느렸다." 어제 경기는 내용과 결과가 일치되는 경기였다. 내용면에서 4 : 6 정도로 뒤진 우리가 점수에서도 뒤진 정상적인 경기였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어제 경기를 지켜 본 분이라면 모두가 느꼈겠지만 패인은 단 하나 - 순간동작의 스피드가 탁월한 패루 선수들의 개인 기량 앞에 우리 선수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한 것이다. 우리 청소년 대표들은 우리 국가 대표팀과는 달리 미들필더와 공격들이 공을 받을 때 수비 쪽으로 내려와 공을 받음으로써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어 가면서 스피드에서 부족한 부분을 조직력에 의한 측면 돌파로 보완하려고 시도한 점은 참 좋았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페루가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로 맞서면서 양 사이드로 이어지는 패스의 길목을 차단해 버리자 패스 해 줄 곳을 잃은 선수들이 중앙으로 개인 드리볼을 하게 되었고 사이드에서 공을 기다리던 선수가 차단된 길을 버리고 중앙으로 드리볼 해 오는 진행 방향에서 패스를 받으려고 하다보니 패스가 번번히 차단될 수 밖에 없었다. 이게 우리 축구의 한계인 것 같다. 부족한 스피드와 감각을 조직력으로 맞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금 한국 축구는 성인 팀이든 유소년 팀이든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 한계점을 뛰어 넘어려면 어떡해야할까? 한가지의 길 밖에 없다. 스피드와 감각은 훈련으로서 키울 수 없는 체력 요인이다.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하는 체력요인이다. 스피드와 감각을 타고난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는 길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우리나라 엘리트 중심 체육 정책 전반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하다. 현재처럼 어린 학생 시절부터 프로처럼 공부를 접어두고 운동만 해 대어 승리만을 추구하는 체육풍토에서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기 어렵다. `축구선수로 먹고 살 것인가? 아닌가?`를  초등학교 때부터 결정하여 모든 것을 접어두고 축구만 하는 지금과 같은 위험한 분위기에 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 수 있을까? 이런 분위기에서 어릴 때부터 내 아이를 운동 시킬 수 있는 부모는 ` 내 아이가 스피드와 감각을 타고 났는가` 라는 관점에서 아이를 살피면서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가 이 짓 아니면 먹고 살 길이 없을 것 같다. 또는 내 아이가 공부는 싫어해도 노는 것은 좋아하니까 어려서부터 축구를 시키면 혹 박지성 같은 놈이 되지는 않을까? ` 라는 포기 내지는 횡재의 관점에서 선택할 확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적어도 중학교 때까지는 지금과 같이 공부를 팽개친 채 운동만 해대는 엘리트 체육 진흥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한, 자질을 타고난 훌륭한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힘들 것이다. 유치원 때부터 각 종 학원으로 내몰리며 지식 추구만 해대다가 이것이 아니다 싶으면 운동장으로만 내몰아 우리 아이가 박지성 같은 돈 되는 선수가 되지는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자기 아이를 운동에 내 맡기고 있는 현실에서는 지금 수준의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것 조차도 기적인 것이다. 한국 축구의 한계 극복은 외국인 우수한 감독의 영입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 선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생활체육 중심 사회로 체육 토양이 전환되지 않는한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감히 단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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