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요르단 전 최영도  (Homepage) 2008-06-01(일) 10:30:48, 3021

어제 경기는 우리 팀을 봐주기 위한 심판의 고의적 편파 판정이 아니었다면 내용면 뿐만아니라 경기 결과에서도 한 두 골 차로 졌을 경기였다. 그런데 그 원인은 간단한 곳에 있다. 선수 개개인의 열의가 부족했거나 감독의 작전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대표팀 소집 기간이 짧아 정상적인 조직 훈련을 하지 못한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그래서 경기 내내 생각하면서 하는 플레이를 펼쳤던 것이 그런 경기 결과를 부른 것이다. `생각하는 축구`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훈련에 적용되어야 할 말이다. 훈련 중 많은 생각을 하며 그 생각대로 경기가 풀려갈 수 있도록 수천 수만 번의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합 중에는 그동안 반복 연습했던대로 무의식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상대를 속일 수 있다. 그런데 조직적인 훈련을 해 볼 기회도 없이 경기에 임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읽기 위해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면서 플레이 할 경우 상대도 우리를 읽을 수 있기에 속지 않는 것이며 또한 이 생각 저 생각이 중첩되어 죽도 밥도 아닌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다. 어제 후반전 초반 김두원의 빗나간 해딩 슛 순간을 제외하면 한번도 제대로 된 무의식적인 빠른 패스에 의한 완벽한 기회를 잡지 못한 경기였다. 그러면 왜 대표팀을 일찍 소집하여 훈련을 못했을까? 내 외적인 문제가 많이 있다. 첫째는 프로구단의 협조가 없기 때문이다. 프로 구단으로서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평소에도 프로경기에 관중이 없는데 각 팀의 스타들이 국가대표로 다 차출되고 없는 프로 경기에 어떤 사람들이 그 경기를 관전하러 올 것이란 말인가? 축구경기라는 상품을 통해 돈을 벌이는 것이 목적인 구단이 자신의 사업을 접어두고 남 사정 봐 줄 리가 없는 것이다. 둘째는 상대를 과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대표팀이 요르단에게 지고 북한에도 져 월드컵 최종 예선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된다면 국가대표팀 만의 몰락이 아니라 프로 팀까지도 타격을 받게된 다는 사실은 모든 축구관계자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4강까지 했던 우리 대한민국 축구가 그렇게 까지는 안될 것이다` 라는 잘못된 건방진 교만이 깔려 있기 때문에 선수 차출이 늦어도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팀들이라고 상대를 앝보고 있는 것이다. 세째는 우리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다. 우리 국가대표 팀 개개인을 살펴보면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선수가 아무도 없다. 박지성이든 이영표든 타고난 민첩성으로 현란한 개인기를 구사하는 선수가 아니라 남보다 좀 더 열심히 많이 뛰어 자기가 갖지 못한 개인기를 보충하는 성실한 선수에 불과한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은 오랜기간 보다 많은 조직 훈련을 통해 우리 팀의 단점인 개인기량의 부족함을 조직력으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외국 유명팀의 스타 선수들처럼 타고난 개인기를 갖고 경기를 치를 수 없는 부족한 선수들인 만큼 조직 훈련이 빠지게 되면 아마츄어 팀인 국민은행팀에게도 패할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의 조합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누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연속 6회나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도 진출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축구 선진국처럼 각기 자기 소속팀에서 프로 경기에 임하다 사전 조직적인 장기간의 훈련없이 자기 개인기로 자기 팀에 공헌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선수가 우리 팀에는 아무도 없다. 이번 요르단 전에 임하는 형태로 아무런 조직적인 준비없이 다음 경기에도 임한다면 100% 본선에 진출할 수 없음을 확언할 수 있다. 축구를 사랑하는 나의 작은 소망은 ` 어제의 실망스런 경기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가 올바른 분석없이 지금처럼 대회에 임하다 이번 월드컵은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것이다.` 그래야 제 2의 발전을 위한 장 단기 대책을 마련하려는 제스처라도 보일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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