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품다 교육사랑  (Homepage) 2012-11-30(금) 07:30:22, 90971

몇백 번을 생각해도 남편은 알코올 중독이 틀림없었다. 눈만 뜨면 술을 찾아 집을 나섰다. 밤늦게 지독한 술냄새를 풍기며 돌아와서는 몸부림치며 잠들었다.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를 이 악물며 기다렸건만, 남편은 끝없이 추락했다. 4년 전, 남편은 회사를 그만두고 의료기 수입 판매 사업을 하다 여의치 않아 정리했다. 그러고는 나와 분식집을 열어 2년 가까이 운영했지만 여러 악조건으로 가게를 접었다. 우리 가정에 남은 것은 제2 금융권과 사금융에서 받은 대출금,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뿐이었다. 아파트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월세방에서 살았다. 그때부터 가정의 행복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남편은 술을 유일한 낙으로 삼았다. 소주병을 안고 살며 몸을 돌보지 않아 폐인이 되어 갔다. 불행을 남탓으로 돌리며 손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 던졌고, 아이들과 내게 폭력을 쓰기도 했다. 결국 아이들과 의논 끝에 남편을 반강제로 입원시켰다.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했지만 실오라기 같은 믿음이 남아 남편을 한 번 더 기다리기로 했다. 하루 종일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면서 월급 3분의 1을 치료비로 내며 3개월을 보냈다. 마침내 퇴원한 남편은 많이 수척해졌다. 남편은 병원에서 집까지 걸어오며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당신이 죽어 가는 나를 되살렸어. 이제 내 생명은 가족 것이야. 다시 태어난 나를 지켜봐 줘.” 그러고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는 술을 끊었다. 희망을 갖고 멋진 남편으로 변모해 가는 중이다. 낭떠러지에서 다시 일어나 산 정상을 향해 힘껏 걸을을 내디뎠다. 우리 가정에 행복의 꽃봉오리가 맺혔다. 아이들도 다시 아빠를 좋아하고, 나 또한 그가 믿음직스럽다.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오래 결렸지만 기다리기를 잘했구나 싶다. 알코올 중독 치료 담당 의사는 바로 자신과 가족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 좋은 생각(경기도 고양시 팽혜진님의 글)을 빌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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