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마 나동수  (Homepage) 2021-02-08(월) 09:17:14, 1490

연마 옛날 중학교 교과목 중에 공업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거기는 당시 우리나라의 산업 태동기에 필요한 공업 관련 기초에 관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었는데, 그 중 연마라는 분야가 있었던 것 같다. 오늘 글을 쓰기 위해 위키 백과 검색을 해 보니, 연마는 제품공정의 거의 마지막 단계로서, 물건의 거칠한 부분을 갈아서 매끈하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기술이나 정신 등을 수양하는 경우에는 한자를 단련할 련자로 바꿔 鍊磨(연마)라 표기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관련 검색어로 달마(達磨)가 보였는데, 고어에서 사람의 팔다리를 잘라내어 짤막하게 만들거나 둥글둥글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라 되어 있어 놀랐다. 액운을 막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달마의 형태가 저렇게 잔인한 희생으로 탄생되었을 수 있다니. 어쨌든 연마라는 것은 결국 갈고 닦아 빛을 낸다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사람의 얼굴은 어떻게 하면 빛이 날까? 사람의 얼굴은 무엇으로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사람의 얼굴을 갈고 닦는 연마제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직접 볼 수 없기에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의 마음을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아이들은 물론 하찮은 미물들도 알아차린다. 어린 아이도 흉심을 감춘 사람을 보면 웃음을 멈추고, 발밑의 비둘기도 사람이 비둘기를 알아보는 순간 날아가 버린다. 또한, 사람의 마음에 모난 부분이 있으면 얼굴의 인상이나 분위기로 삐져나오는 것인지, 어떤 사람의 경우, 가까이 갔다가는 뭔가에 베일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함께 하기 꺼려지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의 경우 모난 부분이 잘 연마되어 부드럽게 다가가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눈은 사람의 미래요, 얼굴은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 준다 할 것인데, 이제 나도 물려받은 흔적은 다 지워져갈 때가 되어,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할 시점이 온 것 같다는 것을 느끼는데, 눈이 별처럼 빛이 나고, 얼굴은 보름달 같은 미소에, 선한 마음이 몸 전체를 후광처럼 감돌아 은은한 빛이 나는 사람이 되도록 달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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