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강열우  (Homepage) 2009-02-01(일) 07:53:17, 123417

5년 전부터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 가면서 하는 캠프가 있다. 여름에는 한국, 겨울에는 일본에서 주관하는 한·일 청소년 교류캠프다. 지난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이번 겨울 캠프에서부터는 네팔과 베트남이 참가하는 4개국 캠프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한데, 네 나라를 섞어 놓으니 엉망진창이다. 산행은 순탄치 않았고, 협력활동은 눈물바다였다. 한국에서 함께 간 25명의 초중고생들은 아프다며 선생님들에게 기대기까지 했다. 언어소통의 불편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 겨우 아이들을 달래 각 나라의 발표회에 참가했다. 자기 나라의 전통공연을 뽐내며 제법 박수를 받기 시작했다. 홈스테이 행사에서 한 아이는 친한 아이와 짝이 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어느새 친구가 돼 서로 부둥켜안으며 짧은 시간 배웠던 말들을 주고 받았다. "시 유 어게인…." "마타 아시타…." "다시 만나자"는 말이었다. 캠프 주최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자기 나라에서 큰 사람이 되면 전쟁은 안 일어나겠지요." 귀국길에 나는 생각했다. 전쟁과 평화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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