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열쇠2-행복을 공부하자2 김영국  (Homepage) 2023-03-13(월) 06:33:54, 44549

노력하면 더 행복해질까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키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만큼이나 부질없다.” 행복 연구의 대가 데이비드 리켄의 말이다.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인의 행복감은 유전인자로 결정된다며 했던 말이다. 그런데 가볍게 한 말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켰다.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악전고투 끝에 이제 겨우 먹고 살 만하게 됐는데 더 행복해지지 않는단 말인가. 모태솔로로 지내다가 썸을 타고 있는 중인데 행복감에 변화가 없단 말인가. 결국 3년 뒤에 리켄은 이 말을 취소했다. 이민자의 행복감의 변화를 연구하면서 잘못을 깨달았다. 일정 기간이 지난 이민자의 행복감은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그것에 맞추어 상승 또는 하강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행복을 공부하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면 더 행복해진다는 사실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고 노력해야 행복감을 더 잘 높일 수 있는지는 정설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개인의 상황이나 성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학자들은, 개인의 행복감을 결정하는 요인을 세 가지로 보고, 그 요인들의 영향력을 다음과 같이 비율로 제시하고 있다. 유전 50%, 환경 10%, 의지 40%. 이는 행복을 공부하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일반인의 경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유전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을 것이다. 반대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은 유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현실생활에서 우리는, 모든 여건이 참으로 딱한데도 항상 밝고 따뜻하여 오히려 주위를 밝히고 덥히는 사람을 가끔 보고 갸웃할 때가 있다. 돈, 건강, 종교, 학력, 지능, 성별, 나이, 외모 등을 다 고려해도 그 개인의 행복을 10~15%밖에 예측하지 못한다고 연세대 서은국 교수가 주장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 교통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조사했더니 대박 전, 사고 전의 행복감으로 돌아가 있더라는 연구도 있었다. 모든 외적 조건들을 다 벗어놓고 수도원에서 수련하는 수녀들의 행복감도 개인차가 많이 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DNA 말고는 없다. 과연 개인의 행복감에 유전자의 영향이 크기는 하다. 그러나 이걸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가. 우리가 눈 돌릴 곳은 ‘환경’과 ‘의지’밖에 없다. 환경(상황)을 바꾸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실연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흔히 여행을 권한다. 행복을 찾아 국적을 바꾸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이승을 떠나려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다. 일상의 경우에도 우리는 환경을 바꾸어 기분 전환을 시도한다. 친구와 술집을 찾기도 하고, 맛집에서 식도락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영화관에 가기도 하고, 운동으로 땀을 빼기도 한다. 평소에 이런 방법을 많이 준비해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인종 성별 부모 나이 장애 등은 이번 생에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바꾸는 데 힘과 시간이 많이 들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부자가 되는 것, 지위가 올라가는 것, 엄친아 같은 자식을 갖는 것 등 이 부문도 엄청 많다. 그래서 학자들은 환경의 영향력을 10%로 낮추어 잡았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의지(마음가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직장의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매번 이직할 수는 없지 않은가. 스트레스 풀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여행을 떠나거나, 술집을 찾을 수도 없지 않은가. 어렵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다. 비단길을 걷고 싶다고 비단이 깔린 길만 고르거나, 스스로 비단을 깔아가며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발에 비단을 감으면 세상의 모든 길이 비단길이 될 수 있다. 마음을 닦는 것이 비단으로 발을 감싸는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마음공부다. 명상, 내려놓기, 분노 조절하기, 용서, 자존감, 회복탄력성, 마음챙김, 신경끄기, 거절의 기술 등등의 공부가 우리의 발을 감싸줄 비단이다. 이 끝없는 수행 끝에 평정심, 마음 고요, 해탈 등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같은 범인이 감히 넘볼 경지는 못 된다. 그저 보통의 행복(기분 좋은 상태 또는 기분 나쁘지 않은 상태)에 들어가고, 불행(기분 안 좋은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열쇠 하나라도 더 마련해두는 것이 상책일 성싶다. 참고 <아주 보통의 행복> 최인철 <행복의 기원> 서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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