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크레티엥-이 사람2 김영국  (Homepage) 2019-10-17(목) 19:51:41, 6316

도시철도 승강장 벽면에서 생소한 인물을 만났다. 기다리는 동안 대충 읽은 내용이 심상치가 않아 이곳저곳 찾아보았다. 장 크레티엥(1934~ )은 20대에 캐나다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래 주요 장관직을 두루 경험하고 1993년 캐나다 20대 총리의 자리에 올라 내리 2 번 연임하고 2003년 스스로 총리직과 자유당 당수직을 내놓고 정계를 은퇴하였다. 총리 자리에서 방만한 정부를 구조조정하고 경제위기에서 나라를 건져내었다. 퀘벡의 분리 독립 분쟁을 해결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대개 이분을 캐나다 명문집안 출신으로 짐작하겠지만 그는 퀘벡주의 노동자 부모의 19자녀(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중 18번째로 태어났다. 워낙 가난하여 어린 시절 찾아온 청력 손실 안면마비 말더듬이를 치료하지 못했다. 그런 역경 속에서 고군분투하여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그는 정치에 도전한다. 안면마비로 인한 일그러진 얼굴, 왜소한 몸집 어눌한 언변 등은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특히 상대방은 그의 말더듬을 공격하였다. 그래가지고 어떻게 민의를 대변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하였다. 그는 순순히 그의 약점을 인정하며 되받았다. “저는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거짓말도 하지 못합니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그의 말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이분을 공부하면서 특히 두 가지가 놀랍고 부러웠다. 하나는 이분의 놀라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탈이다. 안면마비를 겪으며 생긴 대인기피증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나를 생각하면, 이분의 멘탈을 나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이 정신력의 바탕은 필시 높은 자존감일 터인데 그 자존감은  대체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타고난 것일까. 가정교육 영향일까, 아니면 학교교육 덕분일까. 그것도 아니면 신앙이나 사회문화가 힘이 되었을까. 그런 조건으로 어떻게 대중 앞에 서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었을까. 무엇이 어린 그를 당당하게 자라게 했고, 끝 모르고 도전하게 했고, 종국에는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게 했을까. 혹시 그것을 분석한 책이 있다면 아무리 두꺼워도 흠모하는 마음으로 밤 새워 읽고 싶다. 두 번째로 놀랍고 부러운 것은 캐나다라는 나라다. 국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기에 그런 외모 그런 언변의 소유자를 나라의 얼굴로 그것도 내리 세 번이나 뽑았을까. 게다가 그는 프랑스계가 아닌가. 영국계가 대다수인 영연방 캐나다 국민들은 어쩌자고 그를 선택했을까. 더구나 그는 퀘벡주 출신이다. 퀘벡주는 특 하면 분리 독립 운동을 벌여 캐나다를 흔들곤 하는 골치 아픈 지역이다. 도저히 그들의 속을 헤아릴 길이 없다. 캐나다 국민들이 한없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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