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다 어디 있는가 김영국  (Homepage) 2019-07-15(월) 19:42:17, 3838

그 많던 우국지사들 다 어디로 갔는가. 겨울도 아닌데 동면이라도 하고 있는가. 갑자기 한꺼번에 눈과 귀가 멀어버렸는가. 내로라하던 사자후는 왜 하나같이 꿀 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는가. 그 많던 시민단체들이 웬일로 2년 넘게 조용하기만 하다. 그대들 다 어디 있는가. 대책 없이 시작한 태양광 풍력으로 금수강산이 절단 나고 있는데 케이블카 하나에도 쌍심지를 돋우고 녹조 걱정하여 수천억짜리 보 철거하자고 덤비는 시퍼런 환경 파수꾼들에게는 마구잡이 베어져 넘어지는 저 나무들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피 철철 흘리며 드러난 푸른 숲의 붉은 속살이 보이지도 않는가. 업자들의 농간에 방방곡곡에서 한숨짓는 서민들이 딱하지도 않은가. 복마전의 동지들 때문인가 그 뒤에 있는 권력 때문인가. 토목공사를 적폐라고 지탄하던 사람들이 선거를 앞두고 여기 저기 이중 삼중으로 길을 내고 철길을 만들고 공항을 짓겠다는데 그것도 지역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도 않겠다는데 온갖 명목으로 현금 살포하고 있는데 그 돈 다 고스란히 우리 후손들의 짐이 될 터인데 청산당한 적폐 뺨치는 인사들을 뻔뻔하게 요직에 앉히고 있는데 나랏일 구석구석 꼼꼼하게 참견질하던 오지라퍼 대왕 참여연대 그대들 다 어디 계신가. 언제 불러주시나 귀 쫑긋거리고 있는가. 안종범을 두고 의인이라고 보호해야 한다고 야단법석이던 민변 이 정부 내부 고발자 김태우 신재민에겐 왜 눈길도 주지 않는가. 신재민이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곤경에 처했을 때 그대들은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저들이 한 것은 블랙리스트 지들이 한 것은 체크리스트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고 내로남불이 봄날의 들꽃처럼 산야에 만발한데 민변 그대들 지금 어디 있는가. 푸른기와집 눈치 살피고 있는가. 미투가 들불처럼 온 나라에 번져 나갈 때 말꼬투리 하나 잡으면 불난 호떡집처럼 아우성치던 여성 단체들 그때는 왜 그리 얌전하게 지켜보고만 있었는가. 너무 민망해서 그 얌전한 입에 차마 담을 수 없던가. 아니면 그 파렴치한들이 다 좌파였기 때문이던가. 국회의장이 야당 여성 의원의 볼을 잡고 비아냥거렸는데 그대들 뭐라 했는가. 차라리 가만히 있지 낯간지럽지도 않던가. 경제는 끝 모르고 추락하고 외교는 대원군 시대로 역행하고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짓을 다하고 좌우가 해방 직후보다 더 피터지게 싸우는데 대통령은 거기에 기름이나 끼얹고 안보는 거의 무장해제 상태가 되어가고 김정은 심기 살피는 모습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데 나라가 통째로 벼랑 끝으로 굴러가고 있는데 구석구석에서 적색경보가 저리도 요란한데 경실련은 어디 계신가. 언제부터 그리 입이 무거웠던가. 정의구현사제단은 뵈온 지가 너무 오래다. 다들 돌아가셨나. 나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늘 빚진 마음이었다.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저렇게 애쓰는 그대들이 존경스러웠다. 여의도에 계신 분보다 청와대나 행정부에 계신 분보다 훨씬 더 미더웠다. 임금의 부름에 손사래 치며 향리를 지키던 선비의 후예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 단체들은 그저 특정 정당의 산하기관, 외곽 단체, 인재 풀이었네. 꿀 먹은 벙어리가 아니라 꿀 먹을 벙어리 아니 꿀에 목 맨 벙어리였네. 위선의 외눈박이 패거리들이었네.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차라리 이기적으로 살 걸 그랬습니다-이 책4
다음글 :	인간 이완용-이 사람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