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제도의 새 패러다임 김원중  (Homepage) 2009-10-19(월) 14:02:28, 138457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장학재단이 있다. 대부분의 재단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성적 우수자를 선발해 장학금을 주고 있다. 선발되기만 하면 사진 몇 장 찍고 그냥(?) 준다.(장학재단의 존재, 장학생 선발 기준, 우리 사회에서의 기능 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미래 우학재단은 장학금을 그냥 주지 않는다. 장학생들은 대부분 형편이 어려워 휴학중인 대학생들이다. 이 재단은 휴학한 학생들만 뽑아 월 120만원을 준다. 대신 중·고생 3~5명을 맡아 한 주에 이틀을 정해 2시간씩 가르쳐야 하고, 학생의 학습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재단은 매월 대학생들에게 수업 계획서를 받고 매주 출·결석과 학습진도를 꼼꼼히 체크한다. 대학생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학습관리를 위해 '사랑의 매'까지 들고, 때로는 멘토로서 학업과 진로 등 인생 상담도 한다. 지금까지 3년간 900여명의 대학생 선생님이 전국에서 2000여 명의 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쳤고, 다른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학업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 됐다고 한다. 생활이 어려운 대학생과 사교육의 기회가 전혀 없는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을 서로 이어주는 이런 미래 우학재단의 새로운 장학 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집안이 어렵지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우리 사회의 인재로 키우는 건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장학금을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것은 썩 바람직한 건 아닌 것 같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어딘지 찜찜하다. 이 재단의 이런 제도는 그래서 환영할 만하다. 주는 쪽의 입장에서 조건(?)을 내세우는 게 매정하다 할 수 있으나,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한다. 장학생들은 비슷한 환경에 있는 후배들을 가르치는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장학금이라 떳떳할 것이며, 동시에 공의로운 사회적 참여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학업을 마치고, 여유가 된다면 자신이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는 장학생들의 말은 그래서 빈 말로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은 훗날 자신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이 같은 인연으로 다시 후배들을 가르치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장학제도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전국적으로 확대될 때 교육 기회의 불균형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며, 단지 가난해서 학업을 중단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장학생들은 교육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 결과를 보면 전문가 못지 않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철저하고 효율적인 관리만 된다면, 비록 비전문가인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교육 현장에서 확대 활용하는 방안을 교육당국이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이런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면 대학생이 휴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야말로 MB가 말한 '개천에서 용 나게 하는 장학 제도'이고,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에도 기여하리고 본다. 새로운 장학 제도가 가져오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몰론 부유한 집안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에 따라 사교육 시장으로 여전히 몰리겠지만, 돈이 없어 공부를 더 못 시키는 가난한 부모의 애절한 심정만은 덜어 줄 수 있다. 이런 장학제도가 한 장학재단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전국의 다른 장학재단들도 이런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 봐야 할 것이며, 나아가 각 지역의 교육청도  '미래 우학재단'의 장학제도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확실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 또한 교육에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 없이는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없으며, 건강한 나라도 될 수 없다.

류순금		덕계라는 작은우물에서 꺼내 먼 바다로 여행을 보낸 것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싶은 몸부림이 아닐까요?	2009-12-10 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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