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는 그림의 떡 2편 김은숙  (Homepage) 2022-05-29(일) 06:50:19, 18011

■ 신문고는 그림의 떡 2편 신문고를 치면 의금부의 관원이 왕에게 보고하고, 왕의 지시에 따라 해당 관청에서 5일 안에 처리해야 하였다. 신문고를 친 사람의 억울함이 사실이면 이를 해결해 주었고, 거짓일 경우에는 엄한 벌을 내렸으며, 해당 관원이 잘못한 것으로 판명되면 그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처음에는 절차가 복잡한 어려움은 있었지만 신문고를 통해 호소할 수 있는 사유에 대한 제약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절차를 어기고 신문고를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수령이나 관찰사들이 자신들이 처리할 수 있는 문제들도 신문고에 미루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신문고를 칠 수 있는 사유도 크게 제한되었다. 국가의 안위와 관계되는 일이나 불법적인 살인에 대한 것만이 허용되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이 대신 신문고를 치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 후 16세기에 이르러 형벌로 자신이 죽게 된 경우와 부자 관계를 가리는 일, 정실부인인지 첩인지를 가리는 일, 양인인지 천인인지를 가리는 일에 대해서도 신문고를 칠 수 있게 조금 확대되었다. 그러나 힘없는 일반 백성들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신문고를 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수령이나 관찰사 또는 서울의 해당 관원들이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가 신문고를 통해 왕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사건을 제때 처리하지 않거나 유형·무형의 압력과 회유를 통해서 신문고를 치지 못하게 하였다. 천신만고 끝에 신문고 앞에 이르러도 이를 지키는 의금부 관원들의 방해에 부딪치게 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신문고에 접근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방 백성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은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거의 그대로 지속되었다. 따라서 신문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사는 전·현직 관리들이었고, 그 사유도 토지나 노비의 소유권과 관련된 송사(訟事)에 대한 불만이나 경제적인 이권과 관련된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나마 특권 지배층의 반발로 세조 때부터 폐지와 설치가 반복되었던 신문고는 결국 중종 때 아예 폐지되고 말았다. 16세기에 접어들면서 신문고가 유명무실해지자 백성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상언(上言)과 격쟁(擊錚)만이 남게 되었다. 상언은 대부분 왕의 행차가 있을 때 그 앞에 나아가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고, 격쟁은 왕이 있는 곳 근처에서 시끄럽게 징을 올려 왕에게 알리는 조선의 독특한 제도였다. 상언은 신문고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여 일반 백성들이 이용하기 쉬운 것이었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알아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격쟁도 별다른 제약은 없었지만 격쟁을 한 사람은 먼저 형조의 취조부터 감수해야 하였다. - 3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 `역사로 놀자` 앱 바로 가기(클릭)

로그인을 하셔야 코멘트(덧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신문고는 그림의 떡 3편
다음글 :	신문고는 그림의 떡 1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