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렘>과 <설레임> 김정식  (Homepage) 2020-05-11(월) 14:10:23, 5847

새로운 출발은 늘 설렘으로 다가온다. 설렘은 첫 만남이나 첫사랑, 첫 출근에서도 일어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를 넣어 ‘설레이는 밤’, '15세 소녀의 설레임’,  ‘내 맘은 설레이고 있어요’ 등으로 쓰고 있다.     ‘보이다’, ‘먹이다’처럼 동사에 ‘-이-’가 들어가면 피동이나 사동의 뜻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들을 바른 표현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마음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지 누군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를 기본형으로 하고 있다.  ‘설레임’ 역시 ‘설렘’이 옳다.      ‘설레이다’ ‘설레임’이 틀린 말임에도 많이 쓰이는 것은 운율 때문이기도 하다. ‘이’가 들어간 것이 훨씬 운율이 좋아 매끄럽게 발음된다. 그래서 시나 노래 가사에 많이 쓰고 있다. 아이스크림, 커피, 시집, 피부과 등 상품이나 간판 이름에도 ‘설레임’이 많다. ‘설레임이 쏟아지다’란 광고는 MBC에서 몇 달째 매일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글에서는 이렇게 써서는 안 된다. ‘설레는  밤’, '15세 소녀의 설렘’, ‘내 맘은 설레고 있어요.’라고 써야 한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는 ‘개다’와 ‘헤매다’, ‘에다’, ‘메다’가 있다. ‘비 개인 오후’, ‘헤매이는 우리’, ‘가슴을 에이는 영화, 첨밀밀’, ‘목이 메인 이별가’ 등은 노래나 시, 예술작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두 자동사이므로 ‘-이-’가 붙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날씨가) 개다’,  ‘산속을 헤매다’, ‘가슴을 에는 영화’, ‘목이 메다’ 등이 바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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