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살>과 <등쌀> 외 김정식  (Homepage) 2020-03-10(화) 06:55:56, 5634

◉ <눈살>과 <등쌀>    마음에 차지 않아, 또는 모든 게 마땅치 않아 두 눈 사이에 있는 살을 찡그리는 형태를 「눈살을 찌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을 『조무래기들의 등살에 눈쌀을 찌푸린다.』로 써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눈살>은 양미간에 있는 살[肉]이니까, 발음은 [눈쌀]로 소리나더라도 「눈쌀」로 써서는 안 된다.   또, 「아이들 등쌀에 책 한 권 읽을 수 없다.」에서 <등쌀>은 「등살」로 표기해서는 안 된다. 우물가에 앉아 김칫거리를 씻거나 빨랫감을 짜고 있는 며느리에게 등 뒤에서 심한 잔소리로 야단을 치거나 쌀쌀맞은 소리로 맘을 뒤틀어놓는 형세를 연상하면 <등쌀>을 「등살」로 쓰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등 뒤에서 귀찮게 하거나 야단을 부리는 일은 <등쌀>로 생각하고, 눈 사이의 살은 <눈살>로 기억하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 ◉ <맞은>과 <맞는>   ‘맞다’는 형용사와 동사에 두루 쓰이는 말이다. ‘내게 맞은 옷’이라 할 때는 ‘맞다’가 형용사로 쓰인 경우로 ‘어울리다, 조화되다’란 뜻이다. 그러나 ‘내게 맞는 옷’이라고 하면 동사 ‘맞다’가 현재형으로 쓰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언어 현실은 동사적 용법을 취해 ‘맞는’을 주로 많이 쓴다.   ‘시계가 잘 맞는다.(틀리지 않게 되다)’, ‘격에 맞는 생활(적합하다)’, ‘입에 맞는 음식(입맛이나 마음에 들다)’, ‘발에 꼭 맞는 구두(물건과 물건이 틈이 없이 서로 닿다)’, ‘마음이 맞는 친구(하나가 되다)’, ‘수지가 맞는다(손해가 되지 않다)’ 등으로 보면  ‘맞는’이 일반적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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