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값>과 <수박 값> 외 김정식  (Homepage) 2019-03-22(금) 16:14:44, 5911

◉ <떡값>과 <수박 값>   사전을 보면 떡값, 밥값, 술값, 쌀값, 책값, 꼴값 들은 한 낱말로 보고 집 값, 수박 값, 오징어 값, 자동차 값, 컴퓨터 값 들은 두 낱말로 본다.   한 낱말로 보는 기준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다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사용 빈도와 역사가 기준이 된다. 언중들 사이에 자주, 그리고 오래도록 쓰이다 보면 한 낱말로 굳어진다.   둘째, 의미를 기준으로 한다. 구성체 전체의 의미가 구성 요소 각각의 의미의 합과 다르다면, 그 구성체를 한 낱말로 인정한다. 떡값은 떡을 만들거나 사는 데에 드는 돈을 뜻하기도 하지만, 명절 무렵 직원들에게 특별히 주는 돈이나 공사 입찰 따위에서 담합하여 공사를 따낸 업자가 떨어진 업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돈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징어 값, 컴퓨터 값 들은 ‘～을 사는 데에 드는 돈’ 정도 외에 다른 뜻을 나타내지 않는다. -----------------   ◉ <걷잡다>와 <겉잡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 내린다.」 「올 추수는 겉잡아 백 석은 되겠다.」 들에 쓰인 <걷잡다>와 <겉잡다>는 발음도 같고 표기도 비슷해, 자주 혼란을 일으키는 말이다.   <걷잡다>는 「잘못되어 가는 형세를 바로 잡다, 억제하다.」란 뜻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 병세가 걷잡을 수 없게 악화한다.」로 쓰고, 「쓰러지는 것을 거두어 붙잡다.」란 뜻으로 「그렇게 큰 기업이 걷잡을 수 없이 쓰러져 버렸다.」로 쓰인다. 이에 비해 <겉잡다>는 「겉으로 보아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란 뜻으로 「무슨 얘기인지 통 겉잡을 수 없다.」로 쓰고, 「겉으로 보고 대강 셈쳐서 어림잡다.」란 뜻으로, 「겉잡아서 이틀이면 되겠구나.」하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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