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부’와 ‘부탁’ / ‘두텁다’와 ‘두껍다’ 김정식  (Homepage) 2016-08-27(토) 06:34:14, 7706

‘당부’와 ‘부탁’     “임금은 양반들에게 종이를 아껴 쓸 것을 당부했다.”, “어머님의 당부를 잊을 수가 없다.” 들에서 보듯이 ‘당부’는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부탁이다.      ‘당부’의 뜻을 사전에서 보면, ‘(어찌어찌할 것을 말로써) 단단히 부탁하는 것, 또는 그 부탁’으로 되어 있다. 이로 보면 ‘당부’는 어떤 일을 해 달라고 강하게 청하는 것이니, 상대방에게는 그만큼 부담이 되는 일이다.    우리 예절로는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는 일들, 그것도 윗사람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선배님께 당부 드릴…’은 어색하고 ‘선배님께 부탁 드릴…’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니 ‘당부’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부탁’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자네, 부친의 당부를 잊었는가?”, “사장님, 잘 부탁 드립니다.”하고 구별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윗사람이라도 친밀감이 있는 사람에겐 ‘형님께 당부했듯이…’처럼 쓰고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주부로서 새 장관님께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물가 안정에 힘써 주십사는 것입니다.”하고 ‘당부’를 ‘드리다’와 함께 써서 윗사람에게도 쓴 예를 볼 수 있다.      ‘두텁다’와 ‘두껍다’   “날씨도 추운데, 두터운 옷을 입고 가거라.”   이 예문에서 ‘두터운 옷’은 ‘두꺼운 옷’으로 고쳐 써야 한다.    ‘두텁다’란 말은 ‘서로 맺고 있는 관계가 굳고 깊다.’거나, ‘남에게 쓰는 마음이 알뜰하고 크다’는 뜻으로, ‘우정이 두텁다’ 또는 ‘신임이 두텁다’ 하고 쓸 말이다.   이에 비해 ‘두껍다’란 말은 ‘얇다’의 상대어로, ‘두께가 크다’는 뜻이다.      한편 ‘두툼하다’란 말도 있는데, 이 말은 ‘꽤 두껍다’는 뜻으로 ‘두껍다’보다 어감이 큰 말이며, ‘도톰하다’는 ‘두껍다’보다는 어감이 작은 말로 ‘조금 두껍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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