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생각 황대식  (Homepage) 2025-07-05(토) 06:29:51, 9808

[2025학년도 1학기 기말과제물] * 교과목명 : 글과 생각 * 학 과 : 국문학과 * 학 번 : 202410-300309 * 성 명 : 황대식 1.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서경식, 제4강)를 읽고 ‘재일조선인’이 출현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정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시오.(12점) 가. 재일조선인이 출현하게 된 역사적 배경 ‘조선’과 ‘한국’에서 조선은 민족을, 한국은 국가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재일조선인은 ‘한국 국적 소지자’, ‘조선적 소지자’, ‘일본 국적 소지자’의 세 부류로 나눈다. 한국 국적 소지자란 한국 국민과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일본이 조선을 병합한 1910년대 이후 조선 사람은 천황의 ‘신민’이 되어 일본 국적을 지니게 되었다. 1945년 일본 패전 시에는 약 230만 명 이상의 조선인이 일본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47년, 재일조선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한다”는 외국인 등록령이 선포되었다. 이것이 쇼와 천황 최후의 칙령이었다. 외국인으로 간주된 재일조선인은 외국인 등록 수속을 할 때, 자기의 국적을 신고하고 기입해야 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 한반도는 민족분단을 둘러싼 대립이 심화된 상태로, 조선 사람들의 독립 국가는 아직 성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국가가 없었다. 그런데 국적을 신고하라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많은 재일조선인은 국적란에 ‘조선’이라고 적었다. 이 때 ‘조선’이라는 말은 조선 국가의 국민이라는 국적의 의미가 아니라, 조선반도 출신, 조선 민족의 일원이라는 민족적 귀속을 나타내는 기호였다. 1948년, 38선의 남과 북에서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각각 수립을 선언했다. 1950년 조선전쟁(한국전쟁)이 발발해, 1953년 휴전협정에 이르기까지 전투가 계속되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체결되어 조약의 발효와 함께 재일조선인들과 구 식민지 출신자들은 일본 국적 상실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이는 당사자인 조선 사람들의 의향을 전혀 묻지 않은 채, 국적 상실 선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식민지 시대에 한반도에서 일본에 건너온 사람, 강제로 연행된 사람, 그 자손으로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 모든 재일조선인이 한순간에 난민이 되었다. 나. 재일조선인이 출현하게 된 정치 사회적 의미 그 후 시간이 흘러 재일조선인 가운데 국적란을 조선에서 한국으로 고치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갔다. 일본 정부는 북한과의 대립을 강화하는 한편, 1965년 한일조약을 체결하면서 한국만을 상대로 국교를 맺었다. 이 조약의 최대 문제점은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의 책임을 마지막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큰 문제는 재일조선인의 거주권 부분에서 한국 국적과 조선적 간의 부당한 차별을 두어 조선적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강요한 것이다. 조선적에서 한국 국적으로의 기재 변경은, 대한민국에 국민 등록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즉, 남과 북으로 나뉜 분단국가 중에서 남쪽의 국민으로 귀속할 것을 강요한 것이다. 이는 한편은 난민 상태를 강요당하고, 다른 한편은 한국 국민이라는 틀 안에 갇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까지 여전히 조선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자각적으로 북한의 국민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디 조선은 하나라는 생각을 소중히 간직하려는 사람들, 자발적인 난민으로 기꺼이 불리한 지위를 택하고자 하는 사람들, 또는 단지 기재 변경을 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 등 다양한 입장이 뒤섞여 존재한다. 국적이 한국인 사람은 비록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본에 집과 직장이 있지만, 한국 여권이 없으면 일본에서 해외로 나갈 수가 없다. 또한 일본 정부의 재입국 허가가 없으면 돌아올 수도 없다. 무슨 일이 발생해도 외교상으로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은 일본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아니라, 한국의 재외공관이다. 조선적을 가진 재일조선인은 현재까지도 사실상 무국적 상태다. 예외적으로 북한의 여권을 취득한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행, 유학, 상용 등의 목적으로 해외에 나갈 때는 여권 없이 일본국이 발행하는 재입국허가증만을 가지고 출국하게 된다. 만약 해외에서 불의의 사고나 사건을 당해도 외교 보호권을 행사해 줄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2. 김현의 글 ｢왜 문학은 되풀이 문제되는가｣(제3강)에 서술된 문학의 변모 양상을 정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학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13점) 가. 문학의 변모 양상 문학이라는 어휘가 처음 쓰인 12세기 초반에는 글쓰기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15세기 초반에 지식의 총체라는 뜻을 얻게 되면서 18세기 초엽에 이르러 독일에서 하나의 서지학을, 그리고 곧 “미학적 선입관을 가지고 씌어진 작품”이라는 오늘날 사용되는 뜻으로 정착된다. 18세기 이전의 글 쓰는 사람들이란 자신에게 돈을 주고 생존 보호를 해주는 지배 계층의 이념과 도덕을 그가 속한 사회에 확대 전파하는 일을 맡은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들은파트롱이라고 불리는 보호자들에게 그들의 책을 헌정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 보답으로 파트롱들은 글 쓰는 사람들의 생존을 책임졌다. 파트롱들이 점차로 부르주아지라고 불리는 새로운 계급에 의해 해체되기 시작하는데, 그 해체를 상징적으로 확인한 것이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이다. 그 이후에, 글 쓰는 사람들은 점차 자기의 생존을 맡아서 보호해 주는 사람의 실체를 붙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러자 무엇을 써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었고, 당연히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문학에 대한 회의가 생겨난 것이다. 글 쓰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생존을 보호해 줄 파트롱의 존재에 대한 애매모호한 생각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자신을 불행한 사람으로 느끼면서부터, 글 쓰는 사람은 개성을, 상상력을 그들의 중요한 탐구 대상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대담하게 노출시킨다. 누구를 위하여, 왜 써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면 자신을 위해서 써야 하며, 그것을 보편적인 것처럼 믿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불행한 의식을 보편화시켜야 한다고 믿기 시작한 것이다. 개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획일적인 인간이 허위라는 것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완벽한 형태를 찾는다는 것은 상투적인 표현을 거부한다는 생각이다. 문학을 문제 삼는 문학인이 생겨난 것은 그러한 과정의 필연적인 결과이다. 문학이 그 독자성, 흔히 자율성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그것 자체의 특성을 갖기 위해 애를 쓰게 된 것은 그것이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동떨어지면서 지배 계층의 이념을 선전하는 선전관의 역할에서 벗어나면서다. 문학이 정치에서 벗어나면서 그 독자성을 획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김립이나 박지원과 같은 몰락한 사대부가 등장하여 문학 작품을 통해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게 되면서 문학이 독자성 혹은 자율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문학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18세기 이후 문학을 보는 관점에 의해 새롭게 정립된 것으로, 18세기 이후의 문학이 소위 ”유용한 것“과 대척점에 있는 ‘쓸모없음’의 자리에서 인간을 억압하는 기존 질서를 의식하고 문제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학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 1924년 이광수는 ‘문학강화’에서 ‘’문예란 문자로써 하는 예술이라는 뜻이니, 의의가 너무 광범위한 문학보다는 예술인 문학을 표현하기에 심히 적당한 말이다. 문예란 말로 시문, 소설 등 예술적 작품을 가리킨다면, 문학이란 학자적 태도로 이 모든 문예적 작품을 연구함을 가리킬 수가 있다. 곧 문학사, 문학론, 시론, 문학비평 같은 것을 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문예의 창작에 종사하는 이를 문사 또는 시인이라고 하고, 문학의 연구에 종사하는 이를 문학자라 하면 예술으로서 문학의 의의가 좀 분명해질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즉 문학은 언어를 통해 인간의 삶을 미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일반적으로는 문학은 특정한 주제를 가진 이야기, 시, 희곡의 모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문학은 문학 작품의 구성, 그 창작과 감상,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역사적 문맥 등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학문으로서의 문학에는 이론 연구, 장르 연구, 작품 연구, 작가 연구, 독자 연구, 문학사 연구, 문화 연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최근 문학 연구는 기존 장르들에 포함되지 않는 여러 형태의 글쓰기라든가 영화, TV 드라마, 만화, 컴퓨터 게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즉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문화적 생산물들이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 다양해진다면 문학 역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3. <언문 창제 반대 상소문>과 <훈민정음 해례 서문>(12강)에서 언급한 공통 논제들을 비교하면서 훈민정음 창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13점) 언문 창제 반대 상소문은 모두 여섯 개의 조항으로 언문 창제를 반대한다. 첫째, 언문 창제 반대 상소문에서는 ‘조선은 조종 이래로 지성스럽게 대국을 섬기어 한결같이 중화의 제도를 따랐는데 비록 옛날의 전문을 모방하였을지라도 음으로써 글자를 합하는 것은 모두 옛 것에 어긋나는 것이니 실로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이는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정인지의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는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자연의 글이 있다. 그러나 사방의 풍토가 구별되어 소리 기운도 이에 따라 다르다. 중국 글자를 빌려 통용하는 것은 마치 둥근 구멍에 모난 자루를 낀 것과 같이 서로 어긋나는 일이라 중요한 것은 모두가 제각기 처해 있는 바에 따라 편안케 해야 할 것이지, 억지로 똑같게 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화사상에 빠져 있는 반대파 학자들이 부끄러워 해야 하는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있다는 것은 당시의 시대 상황이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훈민정음을 강력히 추진하는 세종대왕의 애민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생각된다. 둘째, 예로부터 중국 전토 내에서는 기후나 지리가 비록 다르더라도 방언에 따라서 따로 문자를 만든 일이 없고, 오직 몽고, 서하, 여진, 일본, 서번의 무리들만이 각기 글자가 있는데, 이는 오랑캐들의 일이라 더 말할 가치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훈민정음 해례서문에서는 우리 동방의 예악과 문장은 중국에 견줄 만하나, 다만 방언 이어는 중국과 같지 않아 글을 배우려는 이는 그 뜻을 깨우치기가 어려워서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창제하시고, 간략하게 예의를 들어보시고 이름을 훈민정음이라고 지으셨다. 이 28 글자로 전환이 무궁하여 간단하면서도 요긴하고 자세하면서도 통하는 까닭에, 슬기로운 사람은 하루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우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당시는 무조건 중국을 따라해야 문화민족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에 말과 글을 통일시켜 백성들이 편안하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애쓰신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셋째, ‘만약에 언문을 시행하면 관리가 될 사람이 오로지 언문만 익히고 학문하는 문자를 돌보지 않아서 관리와 한자가 나뉘어 둘이 될 것이며, 진실로 관리된 자가 언문으로써 벼슬길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무엇 때문에 고심하고 마음을 써서 성리의 학문을 궁구하겠나이까? 이는 한자를 아는 사람이 반드시 적어져서 비록 언문으로써 관공서 일을 수행할 수 있을지라도 성현의 한자를 알지 못하고 배우지 않아서 사리의 옳고 그름에 어두울 것이오니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쌓아 온 학문 숭상의 교화가 점차로 땅을 쓸어 버릴 듯이 없어질까 두렵사옵니다.’라고 하며 언문은 한자와 조금도 관련됨이 없고 오로지 길거리의 속된 말에만 쓰이는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러나 해례서문에는 이 글자로써 한문을 풀면 그 뜻을 알 수 있고, 이 글자로써 송사를 들으면 그 사정을 알 수 있다. 한자의 운은 청탁이 능히 구별되고, 악가는 율려가 고르게 되고, 사용하는 데 갖추어지지 않은 바가 없으며, 가서 이르지 않을 곳이 없다. 비록 바람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 우는 소리, 개 짓는 소리일지라도 모두 이 글자를 가지고 적을 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당시에 삶의 가치관이 오직 성리학이 주된 사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지만 그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서나간 세종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넷째, 반대상소문에는 형을 집행하고 죄인을 다스리는 말을 언문으로 그 말을 직접 써서 읽어주고 듣게 한다면 비록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모두 다 쉽게 알아들어서 억울함을 품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이 허위인 줄 알면서도 매를 견디지 못하여 억울하게 승복하는 일이 많다. 이는 죄인을 다스리는 일의 공평함과 공평하지 못함은 옥리의 자질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지 언어와 문자의 같고 다름에 달려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으니, 언문으로써 죄인을 다스리는 일을 공평하게 한다는 것은 그 타당함을 알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서는 방언 이어는 중국과 같지 않아서 옥사를 다스리는 사람은 그 곡절을 통하기 어려움을 괴롭게 여기고 있다. 옛날 신라의 설총이 이두를 처음 만들어 관청이나 민간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용하고 있으나 모두 한자를 빌려서 쓰는 것이므로 혹은 껄끄럽고 혹은 막힌다. 이두는 비루하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는 만 분의 일도 통달치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점은 양측 다 주장이 옳은 면이 있다. 옥리의 자질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은 아주 설득력이 있지만 아무리 뛰어난 옥리라도 정확한 의사표현을 주고 받지 않으면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가 없다. 다섯째, 반대상소문에는 혹 언문을 부득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풍속을 크게 바꾸는 것이라 마땅히 재상으로부터 아래로 백료에 이르기까지 함께 의논하여 나라 사람이 모두 옳다고 하여도 다시 세 번을 더 생각하고, 역대 제왕에게 질문하여도 어그러지지 않고, 중국과 상고하여 보아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백세라도 성인을 기다려 의혹됨이 없는 연후라야 가히 시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제 널리 여론을 들어보지 않고 갑자기 하급관리 10여 인으로 하여금 배우게 하며, 가벼이 옛사람이 이미 이루어 놓은 운서를 고쳐서 황당한 언문을 붙이고 공장 수십 인을 모아서 이를 새기어 급히 널리 세상에 공표하려 하니, 이 일에 대한 후세 사람들의 공론이 어떠하겠는가를 따지고 든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을 다 수용한다면 백 년이 걸려도 시행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러나 훈민정을 해례 서문에는 세종이 이 글자에 대한 해석을 자세히 덧붙여 여러 사람들을 가르치라고 정인지에게 분부하였다. 정인지는 집현전 응교 최항, 부교리 박팽년, 신숙주, 수찬 성삼문, 돈령부 주부 강희안 등과 더불어 삼가 여러 해와 예를 지어서 이 글자에 대한 경개를 서술하였다고 주장한다. 여섯째, 반대상소문에서는 동궁이 비록 덕성이 함양되었다 할지라도 아직은 마땅히 성학 공부에 깊이 마음을 써 그 모자라는 점을 더욱 궁구해야 할 것이다. 언문이 비록 유익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만 선비의 육예의 하나일 뿐이며, 하물며 정치하는 도리에는 만에 하나도 이로움이 없는 것인데, 이 일에 정신을 쓰고 마음을 허비하며 날을 마치고 시간을 보내니 실로 현시점에서의 시급한 학업에 손실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 대목에 대한 훈민정음 혜례 서문에는 적절한 답이 없고, 상소문에 대한 세종의 처결에서 ”내가 나이 늙어서 국가의 서무를 세자에게 오로지 맡겼으니, 비록 자잘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세자가 의당 참여하여 결정함이 마땅하거늘, 하물며 언문은 말하여 무엇하겠느냐!“라고 주장한다. 이는 세종대왕의 주장이 올바르다고 생각된다. 4. <표준어와 방언의 이해>(13강)에 실려 있는 두 편의 글에 나타난 ‘표준어’와 ‘방언’에 대한 생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시오.(12점) 이승재 선생님은 표준어와 방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표준어는 한 나라의 공통어로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언어이다. 표준어는 국민 모두가 학습하여 사용해야 하는 우리의 공통어이다. 표준어 사정 원칙 제1장 제1항을 보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규정에는 네 가지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첫째 ‘교양이 있는 사람’의 말이어야 하고, 둘째 ‘두루 쓰는’ 말이어야 하며, 셋째 ‘현대’에 사용하는 말이어야 하고, 넷째 ‘서울말’이어야 한다. 이중 ‘교양’은 문화생활에 필요한 일정한 정도의 지식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격식이나 품위를 뜻한다. 이처럼 표준어는 방언보다 품위가 있고 공적인 상황에 적합한 언어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표준어를 널리 익혀서 정확하게 구사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가지의 방언형을 쓰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휘의 양을 늘려 국어를 살찌우고자 할 때에는 단어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것은 우리말의 향기와 맛을 더하는 지름길이 될 뿐만 아니라 국어 사랑을 실천하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방언 화자들이 자신의 방언만을 사용한다면 의사소통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언어적 통일을 성취할 수가 없다. 따라서 방언 화자들은 자신의 방언형을 강조하기 이전에 그 방언형에 대응하는 표준어가 무엇인지 배워서 익혀야 할 것을 주장한다. 최명옥 선생님은 방언의 이해에서 방언은 ”그 자체로 독립된 체계를 가지고 있는 한 언어의 변종“이며 ”표준말과 달리, 그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말“을 사투리라 하여 그 둘을 구별한다. 즉 사투리는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지역방언 가운데 표준어가 아닌 말을 가리킨다. 따라서 방언은 표준말과 구별되는 말(사투리)뿐만 아니라, 표준말과 동일한 말도 모두 포괄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경상도 방언’이라고 할 때, 경상도 사람이 사용하는 말 전체를 뜻한다. 한편 방언에 대한 편견도 있다. 예로서, 경기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말은 ‘표준말’과 동일하며,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은 ‘방언’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기도 사람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 못지 않게 ‘방언’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모든 지역의 방언은 모두 대등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하나의 언어는 크고 작은 방언으로 구성되며, 한 언어를 구성하는 방언들은 서로 대등한 자격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언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말이며, 표준말은 정책적 목적을 위해서 주로 서울의 중류층 또는 교양있는 계층의 말과 그 외의 다른 언어 요소들을 합하여 만든 인위적이고 추상적인 말이다. 그러므로 어떤 지역의 말(방언)도 표준말과 일치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든 지역의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일반적으로 ‘방언’을 사용한다고 주장을 한다. 이호권 교수님은 강의에서 두 글은 내용은 같은데 관점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승재 선생님은 표준말을 강조하면서 방언은 의사소통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언어적 통일을 성취할 수가 없다는 점도 강조를 한다. 반면에 최명옥 선생님은 ‘표준말’은 단일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자체로 독립된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언어의 한 ‘방언’이 되고, 모든 지역의 방언은 모두 대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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