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최영도  (Homepage) 2016-11-29(화) 07:02:25, 5759

저는 이 자리에 서있는 신랑 김영진 군의 고교 시절 체육선생이었으며 부산대학교 체육교육과 선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랑이 지금 근무하고 있는 주례여자고등학교는 제가 5년 전 교직을 떠나올 때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학교이기도 합니다. 이런 특별한 인연으로 오늘 주례까지 부탁받아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주례를 부탁하였을 때 선뜻 그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하루의 여유를 얻어 그 다음 날 주례를 설 수 있게 되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왜냐하면 선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선약 이란 것이 오늘 이 결혼만큼 비중이 큰 정말 중요한 약속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약속이라 하더라도 그 약속에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선택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선약을 했던 사람들에게 제가 처하게 된 새로운 상황을 알려드리고 그 분들의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얻은 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결혼은 약속입니다. 결혼 이전의 선택은 내 삶의 방식과 나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매우 편리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은 그런 선택의 방식을 바꾸어 배우자의 삶의 방식과 배우자의 가치관도 존중하는 가운데 공동의 선택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하는 약속입니다. 지금 이 자리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정하고 선택하던 오늘 이전의 삶이 아니라 배우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사사로운 일들도 양해를 구하고 서로 배려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언약의 자리입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됩니다. 반에 반을 더해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결혼은 나의 반을 버리고 비우는 그 아픔을 통해 새로운 하나를 같이 누리게 되는 더 행복한 비움의 마술입니다.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는 그 아픔의 자리에 행복한 가정이 피어오를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삶의 방식이 잘 버려지지 않을 때마다 오늘 이 사랑의 언약을 떠올리면서 영원히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지금처럼, 처음처럼 사랑하면 다 할 수 있습니다.

송성수		마음에 새겨들을 멋진 주례사입니다~~	2016-12-01 13: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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