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다녀왔습니다-1 (7/29~ 8/2) 최정임  (Homepage) 2016-08-28(일) 12:37:31, 4005

안녕하세요(새응 배노) - 공항의 이별 - 딸애가 주문한 면세품을 찾으니 한 가득이다. 보따리 장사냐고 주변에서 눈치 주는 듯 면세 쇼핑한 큰 가방이 촌스럽고 거추장스러운 짐이 되어 여행을 시작한다. 몇 번의 동행으로 즐거움과 편안함이 검증된 동무들이 몽고여행을 권하기에 흔쾌히 응했다. 그곳에 가면 별나라가 있다하였고 분명 있었는데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나의 몽고반점의 뿌리도 궁금하였다. 김해공항에 여행객이 몰려 트렁크를 실어 나르는 콘베이어 벨트가 움직이질 않는다. 생각 같아선 올라가 손을 보태고 싶지만 이젠 생각대로 움직임이 폐가 되는 나이임을 인지한다. 직원이 데스크 건너편의 모니터를 가리키며 자신의 짐을 확인하라 했다. 화면에서 트렁크가 실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어디서 본 듯하다. 얼마 전 긴 여행을 떠나시던 시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배웅하던 영락공원의 모니터가 떠올랐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에 불운이 깃 들까봐 얼른 머리를 흔들었다. 그렇지만 발이 지면을 떠남은 곧 하늘로 올라감이니 이별이 자연스레 연결된다. 활주로에서 가속하는 엔진소리를 들으며 안전벨트를 다시 조았다. 혹여 사고를 당하더라도 튕겨 나가지 말고 비행기와 일심동체로 산화되어야 깔끔한 마무리가 되리라. 곧이어 영화처럼 돌아간 사람의 물건을 정리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따라온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 어제까지 애지중지 손길이 닿였던 물건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부질없다. 모두 주인 따라 떠나 보내거라. 기장에게 나를 온전히 맡긴 이 순간, 아무 미련이 없다. 나무관세음보살. 순하게 날아올랐다. 비행시간 약 4시간, 에어컨아래 거의 맨살인 듯 얇은 반팔로 시원함을 지나 서늘함을 느끼며 화물칸에 실린 겉옷을 간절히 그리워하는데 이상신호가 왔다. 재채기가 연이어 나오고 콧물이 흐르니 감기가 왔음이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 아님을 증명하면서 담요를 청했다. ‘예 손님, 담요는 구입해서 사용 가능합니다’ 저가항공 덕분에 고가 담요를 사야 했다. (계속)

권봉영		뒤부터 읽었는데 시작이 더 재밌네요. 샘 글은 늘 기발합니다. 비행기 타면서 동체와 함께 산화할 생각도 하고 사후 생각도 해보고..시아버지에게서 온 연상이 참으로 생각지도 못하는 방향으로 가네요. 재밌습니다, 여하튼. 9월 나들이 계획 다아 좋네요. 나는 모르는 사람 겁을 안 내니까 따라 붙어볼 참입니다.~	2016-09-04 16:45:47
최정임		샘, 새내기 백조가 교육사랑에 처음 동참할때 제가 따라가서 잘난체 할랍니다.	2016-09-04 22: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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